뉴스데스크이재욱

[단독] 선관위, 경찰로 사건 이첩‥'쪼개기 기부' 의혹도

입력 | 2024-02-19 20:08   수정 | 2024-02-19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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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이 사안 취재한 사회팀 이재욱 기자가 나와 있는데요.

관련해서 조금 더 자세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재욱 기자, 강동 농협이죠.

이 농협에서 직원들은 명의를 이용해서 일종의 ′쪼개기 기부′를 한 셈인데 굳이 이렇게까지 한 이유가 있습니까?

◀ 기자 ▶

정치자금법에 따르면 법인 또는 단체는 정치자금을 기부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개인 명의를 써서 후원금을 쪼개는 건데요.

10만 원은 익명처리가 가능합니다.

그러니까 기업이나 이익단체들이 임직원 본인이나 다른 직원, 가족, 친지 등을 통해서 국회의원에게 익명 다수로 후원하게 되는 겁니다.

익명이라 이렇게 내부 고발이 없으면 파악조차 쉽지가 않습니다.

◀ 앵커 ▶

그렇군요.

총선이 워낙 코앞으로 다가온 예민한 시점인데 선관위가 곧바로 경찰에 이첩을 했습니다.

◀ 기자 ▶

네, 맞습니다.

선관위는 수사기관이 아니다 보니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를 할 수 없거든요.

그래서 증거 인멸에 대비해 빨리 경찰이 강제수사에 나설 필요성이 있다고 본 겁니다.

제가 취재를 다녀온 직후인 오늘 오후 서울 강동농협 본점에서는 각 지점 지점장들에게 ′강요, 협박이 아닌 자발적으로 기부했다′는 내용의 각서를 직원들에게 받아 오도록 지시가 추가로 내려졌다고 합니다.

누가, 어떤 지시를 내려서 직원들로 하여금 원치 않는 정치인 기부를 하게 했는지 밝히는 게 수사 핵심이 될 걸로 보입니다.

◀ 앵커 ▶

만약 경찰 수사를 통해 기부금 강요나 쪼개기 기부 혐의가 입증이 된다고 하면요.

기부금을 받은 전주혜 의원 역시 처벌 대상이 되는 건가요?

어떻습니까?

◀ 기자 ▶

기부를 받았다고 무조건 처벌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

부당한 방법으로 모금된 돈이라는 사실을 알고 받았는지가 밝혀져야 하는데요.

관련해서 의원이 처벌을 받은 사례는 지난 2008년 청원경찰단체가 청원경찰법 개정안 통과를 부탁하면서 의원들에게 후원금을 건넨 이른바 ′청목회 사건′이 대표적입니다.

검찰 수사 결과 청목회 간부들이 담당 상임위 소속 의원들에게 회원과 그 가족, 친지 명의로 ′쪼개기′ 후원을 한 사실이 드러난 건데요.

돈을 받은 의원 38명 중 6명이 기소돼서 2명이 벌금형을 받고, 나머지 4명은 선고유예 판결을 받았습니다.

◀ 앵커 ▶

결국 기부를 받은 당사자가 정치자금법 위반 사실을 사전에 알았는지, 또 위반 과정에 직접 관여한 사실이 있느냐가 입증돼야 하는 거겠네요.

◀ 기자 ▶

그렇습니다.

현재 전주혜 의원 측은 ″후원을 부탁한 적도 없고 따라서 후원 경위는 전혀 모르고 있다″고 말하면서 ″선거를 앞둔 예민한 시기에 굳이 그럴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는데요.

실제로 2014년에서 2017년 사이 KT는 여야 국회의원 99명을 상대로 전방위 쪼개기 후원을 한 사실이 드러났는데요.

법인과 관련 임원들은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의원들은 처벌을 받지 않았습니다.

이 부분 역시 앞으로 수사에서 밝혀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 앵커 ▶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이 기자, 잘 들었습니다.

영상편집 : 류다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