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용'이라더니상자 바꿔치기로 면세 양주담배 빼돌려

뉴스데스크조건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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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우리나라 면세점에서 이른바 중국 보따리상 명의로 수출용 면세품을 사들인 뒤에 수출하지 않고 국내에서 유통시킨 일당들이 붙잡혔습니다.

이들이 1년 넘게 빼돌린 양주와 담배 등 면세품이 70억 원어치가 넘었습니다.

조건희 기자입니다.

◀ 리포트 ▶

한 남성이 몸집만 한 상자를 들더니 검은 비닐을 두른 상자 위로 옮깁니다.

인천공항 보세구역에 보관됐다 해외로 수출되는 면세 양주입니다.

정성스럽게 포장을 했지만 안에 든 건 양주가 아닌 생수였습니다.

실제 면세품은 시흥에 있는 한 야적 창고에서 발견됐습니다.

[인천공항세관 직원]
″아 담배구나 이거.″

어떻게 바꿔치기 한 걸까?

먼저 이들은 출국하는 중국인 구매대행업자, 이른바 보따리상 명의로 국내 면세점에서 담배와 양주를 대리로 사들였습니다.

그러면서 국내에 유통시키지 않고 해외에 수출을 하겠다고 세관당국에 신고했습니다.

수출 신고된 면세품은 공항 보세창고에 차곡차곡 모였습니다.

그러다 일정량이 모이면 양주와 담배를 국내로 유통시켰습니다.

창고 주인도 이들과 한패였습니다.

이들은 11만 원에 산 양주를 15만 원, 2천 원에 사들인 담배를 2천 800원 식으로 웃돈을 붙여 국내 유통업자에 팔아넘겼습니다.

그리고 일당은 가짜 면세품 상자를 만들어 정상적으로 면세품 수출을 하고 있는 것처럼 꾸몄습니다.

일당이 특수제작한 가짜 담배 상자입니다.

무게를 맞추기 위해서 플라스틱 케이스와 골판지를 채워 넣었습니다.

이들이 지난 2022년 6월부터 1년 4개월 동안 밀수입한 담배는 70만 갑, 양주는 1,110병에 달합니다.

창고에서 발견된 담배 40만 갑까지 합치면 77억여 원어치에 이릅니다.

[염승열/인천공항세관 조사국장]
″바꿔치기 장면을 명확히 확인하고 3명을 직접 구속하였으며, 1억 4천만 원 상당의 재산을 추징 보전하여 범죄 수익도 철저하게 환수하였습니다.″

수사망이 좁혀오자 한국계 중국인인 주범은 다른 사람에게 4천만 원을 주고 허위 자백도 지시한 걸로 조사됐습니다.

검찰은 30대 중국 동포 등 4명을 구속기소하고 바지사장을 불구속 기소하는 한편, 면세담배 31만 갑과 양주 960병을 압수했습니다.

MBC뉴스 조건희입니다.

영상취재: 임정환 / 영상편집: 박정호

'수출용'이라더니‥상자 바꿔치기로 면세 양주·담배 빼돌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