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서일영

인도 없는 농어촌 도로‥위험천만 '보행주의보'

입력 | 2024-04-07 20:15   수정 | 2024-04-07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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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농어촌 지역에는 인도가 설치되지 않은 도로가 많습니다.

그래서 보행자가 차도나 갓길로 걸어 다녀야 하는 일이 빈번한데요.

이런 곳은 고령의 보행자에게 특히 위험한데, 서일영 기자가 그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어두운 밤, 농로 옆 갓길을 걸어가는 70대 여성.

갑자기 달리는 승합차 한 대가 이 여성을 향해 돌진합니다.

그 자리에서 숨진 여성은 인근 마을 주민으로 버스를 타기 위해 정류장으로 가다 사고를 당했습니다.

버스정류장으로 가기 위해서는 이 길을 지날 수밖에 없지만, 인도가 없어 갓길이 유일한 통로였습니다.

사고 차량 운전자는 여성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유족 (음성변조)]
″보행자 다닐 만한 그런 게 있는 게 아니라 이제 항상 이렇게 다녀야 되니까…″

사고 지점은 인근에 면사무소와 노인복지회관이 있어 고령의 주민들이 많이 찾는 곳이었습니다.

인근 농공단지를 오가는 대형 차량들도 보행자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지자체에서도 이같은 위험성을 고려해 지난 2016년 인근 일부 구역을 노인보호구역으로 지정하기도 했지만, 사고를 막지는 못했습니다.

노인보호구역이 끝나며 인도도 함께 사라져 어르신들은 도로 갓길에서 위험한 보행을 하고 있습니다.

[인근 주민 (음성변조)]
″그 동네 사람은 길이 거기밖에 없지…차가 항상 조심할 수밖에 없어요.″

지난해 전남에서 발생한 보행자 사망사고 가운데 10% 이상이 이처럼 갓길을 걷는 보행자였습니다.

[허준/도로교통공단 광주 전남지부 교수]
″도심지에 비해서 보행 시설이나 그런 것들이 아무래도 미비할 거고요. 어두울 수 있어서 운전자가 인지하지 못할 가능성도 높고요.″

현재 전라남도가 관리하는 지방도 2천7백km 가운데 인도가 설치된 구간은 2%에 불과합니다.

MBC뉴스 서일영입니다.

영상취재: 정상철·노영일/목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