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지성

'가짜 양주 먹인 뒤 바가지' 43명에게 2억 원 뜯어낸 일당 검거

입력 | 2024-06-05 20:22   수정 | 2024-06-05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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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아직도 이런 일이 일어난다니 조심하셔야겠습니다.

서울 신림역 일대에서 취객을 유인해 가짜 양주를 먹이고 바가지를 씌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들은 만취한 피해자들에게 2억 원 상당을 뜯어낸 걸로 드러났습니다.

김지성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붉은 조명이 드리워진 어두운 방 안, 손님이 휴대전화를 꺼냅니다.

얼마나 취했는지 전화기를 제대로 쥐는 것조차 버거워 보입니다.

그런 손님에게 유흥주점 업주는 돈을 이체하라고 압박합니다.

[유흥주점 업주 (음성 변조)]
″형님, 결제 빨리해주세요. 계좌번호 제가 찍어드릴게요.″

손님이 은행앱에 로그인하고도 헤매자 아예 업주가 나서서 이체 버튼을 누릅니다.

[유흥주점 업주 (음성 변조)]
″100만 원, 이체해줘요, 형님.″

[피해 손님 (음성 변조)]
″100만 원? <예> 아...무언가 좀 이상한데...″

혀가 꼬이고,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손님에게 여성 접객원은 비밀번호를 누르라고 독촉합니다.

[여성 접객원 (음성 변조)]
″오빠 거니까, 오빠가 틀리면 안 되니까 그러는 거지.″

서울 신림동 유흥주점에서 일하는 이들은 손님에게 값싼 양주를 섞어 만든 ′가짜 양주′를 내놓은 뒤 정신을 잃게 했습니다.

그런 다음 손님이 깰 무렵 탁자 위에 비싼 양주병을 올려놓고 술값을 부풀렸습니다.

이런 식으로 서울 신림역 일대 유흥주점에서 재작년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43명에게 2억 원 상당을 뜯어냈습니다.

한 사람 당 하룻밤 술값으로 450만 원을 받은 셈입니다.

심지어 피해자의 신용카드와 폰뱅킹 비밀번호를 알아내 몰래 술값을 결제하기도 했습니다.

[경찰 관계자]
″손님들을 유인하는 호객꾼이 있고 웨이터랑 유흥 접객원들이 합석해서 술을 먹이는 역할을 하고 최종적으로 업주들이 인사불성이 된 손님을 상대로 결제를 받는..″

지난해 12월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선 서울 관악경찰서는 유흥업소 두 곳에서 호객꾼과 웨이터, 여성 접객원 등 모두 17명을 특수강도와 사기 등 혐의로 검거하고 이 중 업주 2명은 구속했습니다.

경찰은 ″최근 신림역 일대 유흥업소에서 비슷한 피해 신고가 반복 접수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MBC뉴스 김지성입니다.

영상취재: 독고명 / 영상편집: 조민우 / 영상제공: 서울 관악경찰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