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이주연

군산 시간당 130mm‥200년 만에 나올 법한 폭우

입력 | 2024-07-10 19:54   수정 | 2024-07-10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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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200년 만에 한 번 나타날 법한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곳에선, 불과 수십 분 만에 도심이 물에 잠기고, 아파트 뒷산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토사가 아파트를 향했습니다.

동물들이 떼죽음을 당한 축산농가도 있습니다.

이주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하늘에 마치 구멍이 난 듯 폭우가 쏟아집니다.

벼락은 쉴 새 없이 내리치고, 불어난 흙탕물은 무릎까지 차올라 거침없이 집안으로 밀려듭니다.

[김성래/어청도리 이장]
″처음 봤어요. 물동이로 갖다 부었다는 표현이 맞아요, 얼마나 왔는가. 한 15집 정도 침수가 된 걸로…″

오늘 새벽 1시쯤 전북 군산 어청도에 시간당 강우량 146mm를 기록했습니다.

관측사상 최고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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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폭우는 군산 시내도 덮쳤습니다.

한 시간에 130mm, 200년 만에 한 번 올 만한 비였습니다.

순식간에 들어찬 빗물에 도로는 마비됐습니다.

″못 간다, 못 간다… 가면 안 된다.″

소방차는 출동을 하고도 좀처럼 나아가지 못하고 경찰차도 속도를 줄이더니 서 버립니다.

경찰관이 내려 뒤에서 밀고 나서야 차량은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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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적인 폭우에 아파트 뒷산은 맥없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흙과 모래, 나무가 뒤섞여 쏟아져 내렸는데 간신히 아파트 앞에서 멈춰 섰습니다.

하지만 흙탕물은 집안까지 들이쳤습니다.

[김귀자/주민]
″지금 이렇게 난리잖아요. 난리네. 아무리 치워도 안 되네. 이렇게 흙탕물이 올라오진 않았죠.″

비닐하우스가 모여있던 농경지는 물이 들어차 호수처럼 변했고 5톤 쓰레기차는 흙더미에 처박혔습니다.

전봇대도 견디지 못한 거센 물살이 휘몰아친 건데 마을 제방이 터진 겁니다.

[강래언/주민]
″폭탄 터지듯이 ′펑′ 하면서 번개 치듯이 ′탁′ 하면서 터졌거든요. 재난 복구를 어떻게 해야 할지 엄두가 안 나요.″

과수 농가는 물론 축산농가 피해도 잇따랐습니다.

익산의 한 오리농장에서는 새끼 오리 2만여 마리가 떼죽음을 당했고 지난해에도 침수로 닭 7만여 마리를 폐사했던 한 양계장은 올해도 또 피해를 입었습니다.

지난해 수해로 이곳 양계장의 닭과 설비들이 모두 잠겼는데요. 1년간 공들인 복구작업이 미처 완료되기도 전에 또다시 물이 들어찼습니다.

전북지역에서만 945ha, 축구장 약 1500개 면적의 논밭이 그대로 물에 잠겼습니다.

MBC뉴스 이주연입니다.

영상취재: 정진우 (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