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박소희

[집중취재M] 철강도, 태양광도‥중국산 저가 공세에 기업들은 '휘청'

입력 | 2024-07-26 20:30   수정 | 2024-07-27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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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불황을 겪고 있는 중국이 자국에서 팔리지 않는 상품들을 대규모로 내다 팔면서 우리 수출품은 실어 나를 배도 구하기 힘든 상황, 전해드렸었죠.

이뿐만 아니라 값싼 중국산 제품이 국내로 들어오면서 우리 기업들이 입는 피해도 문제인데요.

중국의 저가 공세에 휘청이는 제조업체들을 박소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13년째 태양광 발전사업을 해온 이 업체에선 지난 2월, 1만 5천 제곱미터 규모의 발전소를 새로 만들었습니다.

부품은 모두 중국산을 썼습니다.

가격 경쟁력이 월등했기 때문입니다.

[임지홍/배내태양광 대표]
″(중국산이) 반값 정도의 수준이기 때문에 저희 사업주 입장에서는 가격과 효율을 생각했을 때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지난해 국내 태양광 셀에서 중국산의 비중은 4분의 3에 달했습니다.

반대로, 국내 태양광 모듈 업체는 입지가 위태로울 정도입니다.

한화 큐셀은 지난해 12월 이 공장의 문을 닫았습니다.

국내 수요가 줄면서 적자가 쌓이는 등 실적 부진을 견디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대신 미국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한화 큐셀이 미국에 공장을 지어 받은 보조금은 1조 원에 육박합니다.

[신형섭/한화큐셀 커뮤니케이션 팀장]
″글로벌 수요는 확장되는데, 정작 국내 수요만 적어지는 건 사실입니다. 수요 창출을 위한 것이라면 물불 안 가리고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철강업계도 심각합니다.

인천항에 수입된 철판과 파이프들, ′메이드인 차이나′라는 글귀가 선명합니다.

작년 한 해 이곳 인천항에서만 80만 톤이 넘는 중국산 철재들이 수입됐습니다.

자동차·선박·건설에 사용되는 후판의 경우 1톤당 최고 20만 원이나 저렴해, 중국산 후판 수입량은 21년 32만 톤에서 지난해 112만 톤으로 4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철강 분야 대중 무역적자는 22년 9월 2억 6,800만 달러에서 지난 5월 7억 5,100만 달러로 급증했습니다.

중국의 저가 공세에 현대제철은 최근 산업부에 반덤핑 제소를 했습니다.

[철강업계 관계자(음성변조)]
″우리 제품들이 가격 경쟁력을 잃어가면서 시장에서는 수요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석유화학 분야도 직격탄을 맞고 있습니다.

합성수지 원료인 ′스티렌모노머′는 최근 2년 새 중국산 수입이 4.5배 급증한 탓에 LG화학은 일부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했습니다.

중국의 밀어내기식 저가 공세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재윤/산업연구원 실장]
″고부가가치 산업 구조로의 전환이 필요한 만큼 친환경 고기능성 제품에 대한 기술 개발과 역량 강화에 대한 노력은 지속되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경제 안보의 핵심으로 꼽히던 철강과 화학, 에너지 업계의 위기.

기술 격차를 벌리거나, 사업 재편을 고민해야 할 기로에 섰습니다.

MBC뉴스 박소희입니다.

영상취재: 소정섭, 나경운, 이원석 / 영상편집: 배우진 / 영상제공: 유튜브 ′LG ch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