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차현진

'태풍 지나면 또 덥다'‥전국 열대야 평균 일수도 신기록

입력 | 2024-08-20 19:52   수정 | 2024-08-20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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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그럼 태풍이 지나가면 더위는 좀 꺾일까요?

아닙니다.

오히려 덥고 습한 공기가 하늘을 뒤덮으면서, 기록적인 ′최장 열대야′기간을 늘릴 거란 전망이 나옵니다.

왜 그런 건지, 이번 태풍 특징, 차현진 기자가 분석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2022년 한반도를 덮쳤던 초속 50미터 이상의 초강력 태풍 힌남노.

지난해 육지를 관통한 태풍 카눈과 비교하면 이번 태풍 종다리의 세력은 강하지 않습니다.

현재 한반도를 둘러싼 바다의 표면 온도가 30도가 넘는 등 태풍을 키울 연료는 풍부합니다.

그런데 이번 태풍은 고위도에서 생겨나 한반도까지 오며 몸집을 키울 시간이 부족했고 상공을 덮은 강력한 고기압이 확장을 억누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열대 바다에서 온 다량의 수증기 탓에 곳곳에서 많은 비가 내릴 전망입니다.

[김영준/기상청 예보분석관]
″태풍이 북상하면서 전국에 비가 오겠고 특히 지형의 영향을 받는 제주도와 남해안, 서해안과 지리산 부근에는 최대 100mm 이상의 많은 비가 (오겠습니다.)″

최악의 폭염이 닥쳤던 2018년 이 무렵 태풍 솔릭이 북쪽의 찬 공기를 끌어내려, 열기를 한층 식힌 바 있었는데 올해는 그 효과도 기대하기가 어렵습니다.

태풍의 세력이 약해, 덥고 습한 고기압이 꽉 잡고 있는 지금의 기압계를 교란시키거나, 한반도를 둘러싼 뜨거운 바다를 아래위로 뒤섞는데도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문일주/제주대 태풍연구센터 교수]
″태풍이 지나가면서 사실은 바다를 한번 좀 섞어주면 찬물이 올라오면서 수온이 떨어지면서 좀 시원해져야 되는데 이번 태풍은 그렇게 강력하지가 못해서‥″

태풍이 몰고 온 수증기는 오히려 더위를 부채질할 걸로 보입니다.

특히, 열대야가 더욱 기승을 부리겠습니다.

서울은 기상 관측 이래 처음으로 30일 연속, 부산도 26일째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전국 열대야 일수는 16.9일로, 1994년 16.8일을 뛰어넘는 역대 1위 기록이 수립됐습니다.

비가 올 땐 낮 기온은 조금 주춤하겠지만 그치고 나면 다시 상승하며 당분간 폭염과 열대야는 이어질 걸로 보입니다.

MBC뉴스 차현진입니다.

영상편집 : 송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