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임소정

마린스키가 택한 천재소년 전민철, "체계적 교육 시스템도 필요"

입력 | 2024-08-30 20:32   수정 | 2024-08-30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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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세계 최고 수준의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이 스무살의 한국인 발레리노 전민철을 ′솔리스트′로 파격 영입했습니다.

2011년 동양인 최초로 입단한 김기민 수석무용수에 이어 두 번째인데요.

임소정 기자가 만나고 왔습니다.

◀ 리포트 ▶

꿈을 꾸는 듯한 표정에 긴 팔로 그려내는 우아한 춤선.

사뿐사뿐 공중으로 뛰어올라 두 발을 부딪히는 ′바튜′ 동작은 깃털처럼 가볍습니다.

요즘 ′국보급 무용수′라 불리는 전민철 발레리노.

갓 스무살의 나이에 세계 최고 마린스키 발레단에 ′솔리스트′로 입단합니다.

2011년 입단한 김기민을 포함해 동양인 단원이 단 2명일 정도로 순혈주의가 강한 발레단.

신입단원이 군무 무용수로 시작하는 관례까지 감안하면 파격적인 대우입니다.

[전민철/발레리노]
″학생인데도 불구하고 이런 기회가 저한테 주어졌다는 것부터 너무 감사드리고…″

국보급 무용수의 탄생은 그러나 좌절에서 시작됐습니다.

11살 소년은 부모님의 반대에 눈물을 쏟았고,

[전민철 (11)]
″그냥 내가 무용하는 게 좋다고…아빠 눈엔 내가 행복한 모습은 안 보여?″

뮤지컬 오디션에 도전했다 큰 키 때문에 탈락하자 잠시 춤을 접기도 했습니다.

이 때 안무 선생님이 그를 발레로 이끌었습니다.

[전민철/발레리노]
″감독님께서 저한테 발레 안 하고 뭐하고 있냐고 너는 발레를 하면 더 빛이 날 거다.″

이제 184cm의 큰 키는 장점이 됐고, 특유의 성실함은 신체적 장점을 더 빛나게 합니다.

[김용걸/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교수]
″성실하지 않으면 다 아무런 의미가 없죠. 지적을 주면 정말 그다음 날 고쳐 와요.″

파리 오페라 발레단 최초 동양인 수석 박세은, 마린스키의 김기민, 아메리칸발레시어터 서희.

그리고 ′천재소년′ 전민철까지.

한국 무용수들은 짧은 시간 안에 세계 최고 수준에 올랐습니다.

또 제자를 세계무대에 보내게 된 스승은, 언제까지나 뛰어난 개인의 기량과 노력에만 기댈 순 없다고 묵직한 한마디를 남겼습니다.

[김용걸/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교수]
″아쉬운 건 체계적으로 딱 잡혀 있는 발레 교육 시스템은 없어요. 좀 더 체계적으로 우리가 만들어 나가야 되는 건 필요한 것 같아요.″

MBC뉴스 임소정입니다.

영상취재: 김승우 / 영상편집: 유다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