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준형

[현장 36.5] 밥 짓는 도서관, 아이들의 두 번째 집

입력 | 2024-11-30 20:25   수정 | 2024-11-30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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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이번에는 다문화, 한부모 가정 등 다양한 배경의 아이들이 있는 한 시골 마을로 함께 가보시죠.

방과 후 갈 곳이 없어 홀로 방치되는 아이들에게 따뜻한 집이자 놀이터가 되어주는 ′길작은도서관′이 있는데요.

김준형 영상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시골의 한 작은 도서관으로 아이들이 모입니다.

″나경이 돼지는 뚱뚱해. 자스민 돼지는 정말 뚱뚱해″

[한광희/길작은도서관 총무]
″다문화 가정 아이들, 한부모 가정 그리고 지역에 사는 아이들이 주로 옵니다.″

[박설화/길작은도서관 출신 청년]
″학교 갔다 오면 집에 아무도 없으니까 (아버지가) 도서관으로 보내셨습니다. 10년 넘게 여기서 자랐으니까 다른 아이들도 나처럼 자랐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돕고 있습니다.)″

시끌벅적 도서관엔 밥 익는 냄새가 가득합니다.

[김선자/길작은도서관 관장]
″′이제 집에 가서 밥 먹어야지′하고 돌려보냈는데 마을에서 계속 놀고 있는 거예요.″

″베어 무세요.″
″나도요.″
″뜨거워?″

[김선자/길작은도서관 관장]
″집에 아무도 없었던 건데, 저녁 먹을 때 같이 숟가락 하나씩 더 놔서 이렇게 시작하게 됐죠. 24시간 문을 잠가놓지 않아요. 사춘기 때는 방황해서 막 집 나가고 하잖아요. 그때 다른 곳 가지 말고 도서관 와서…″

″이번엔 날갯짓을 할 건데″
″파닥파닥 파닥파닥″
″파닥파닥 안 하면 책 못 넘겨요. 파닥파닥 파닥파닥″

주말의 도서관은 놀이터이자 학교가 됩니다.

[김선자/길작은도서관 관장]
″부모님이 아이들을 데리고 참여할 수 있는 집 아이들은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누릴 수 있어요. 그렇지만.″

″오늘 아침에 와서 책 읽었어요?″
″아니요.″

[김선자/길작은도서관 관장]
″외떨어진 곳에 혼자 있거나 그런 아이들은 졸업할 때까지 그런 혜택을 받지 못해요.″

″눈이 갑자기 너무 바짝 뜬 것 같지 않아?″
″이게 좋아요.″

[김선자/길작은도서관 관장]
″충족되지 못한 그런 안정감들을, 도서관을 통해서 누렸으면 좋겠고. 따뜻한 기억이었으면 좋겠어요.″

″도서관은 ′보금자리′이다″
″도서관은 ′놀이터′이다″
″1,000살까지 있을 거예요″

취재·구성: 김준형 / AD: 강로이 / 취재지원: 이승훈 / 영상편집: 임혜민 / 디자인: 엄정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