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무죄' 선고 판사도 체포 대상" 경찰청장의 폭로

입력 | 2024-12-13 19:56   수정 | 2024-12-13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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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비상계엄 선포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우원식 국회의장과 한동훈·이재명 여야 대표를 체포하라고 지시했다는 폭로가 있었죠.

그런데 이 폭로를 했던 국정원 1차장과 별개로 경찰도 체포 대상자 15명의 명단을 전달받았고, 여기에 현직 부장판사가 포함돼 있었다고 조지호 경찰청장이 공개했습니다.

이재명 대표 위증교사 사건 1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바로 그 판사였는데요.

사법부까지 노렸다는 점에서 파장이 클 것으로 보입니다.

손구민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 계엄을 선포한 직후인 3일 밤 10시 30분쯤, 조지호 경찰청장은 여인형 방첩사령관에게 전화를 받았습니다.

″정치인 등 15명을 체포하려고 하니 실시간 위치 정보를 파악해 달라″는 요청이었습니다.

우원식 국회의장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정치인과 함께 김명수 전 대법원장, 권순일 전 대법관, 그리고 또 한 명의 낯선 이름이 있었습니다.

김동현이라는 이름이었습니다.

″이 사람이 누구냐″는 조 청장의 질문에 여인형 방첩사령관은 ″이재명 대표에게 무죄를 준 판사″라고 답했다고 합니다.

지난달 25일 이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에 대해 1심 무죄를 선고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 김동현 부장판사입니다.

앞서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도 방첩사령관에게 체포 대상자 명단을 전달받았다고 폭로했는데, 여기에 현직 부장판사가 포함된 사실이 새로 드러난 겁니다.

[김병기/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6일)]
″홍 차장이 기억하는 (체포대상자) 순서입니다. 이재명, 우원식, 한동훈, 김민석, 박찬대, 정청래, 조국...″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빌미로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판결을 내린 판사를 체포하며, 사법부를 겁박하려 했던 걸로 보입니다.

여인형 방첩사령관은 나아가 ′체포조′로 ′안보수사관 100명을 달라′고 요청했고, 방첩사의 연락을 받은 경찰은 강력팀 형사 10명을 국회 앞에 보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조 청장은 다만 ″방첩사의 체포 협조 요청을 거부하고 묵살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노정환/변호사 (조지호 경찰청장 변호인)]
″(조 청장은) 체포에 도움이 되는 수사관 100명의 파견이라든지 위치 정보 확인 이런 것도 모두 거부했고...″

조 청장은 방첩사령관이 말한 체포 대상자 15명을 다 기억하지는 못한다고 했는데, 그러면서도 ″마지막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의 이름을 불렀다″고 전했습니다.

MBC뉴스 손구민입니다.

영상취재: 정인학 / 영상편집: 박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