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이성일

[뉴스 속 경제] 애플 "자율주행차 포기"‥대신 개발하는 것은?

입력 | 2024-03-01 07:41   수정 | 2024-03-01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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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금요일 <뉴스 속 경제> 시간입니다.

애플이 차세대 제품으로 점찍었던 자율주행차 개발을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배경과 의미, 이성일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이 소식을 애플이 주주총회 자리에서 공식화했네요?

◀ 기자 ▶

네. 그렇죠.

직원 재배치 계획을 공식화했는데, 그거를 사실상 시인한 셈입니다.

애플은 타이탄이라는 프로젝트 이름으로 2014년 개발을 시작을 했고요.

2021년쯤에는 규모를 키워서 자율주행차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섰습니다.

″혁신적 제품을 개발하고 감각적 하드웨어를 만들어 온 애플이 자동차를 만들면 아이폰 열풍을 재연할 것이다.″ 이런 기대가 굉장히 컸었거든요.

그래서 나오지도 않은 시제품 상상 이미지가 굉장히 쏟아졌었고요.

어떤 회사가 위탁 생산을 할지 예측이 나오면 그 회사 주가가 또 오르고는 했었습니다.

하지만 개발 완료 시점을 그동안 2~3차례 연기하더니 결국 포기 선언까지 이르게 된 것입니다.

◀ 앵커 ▶

이유가 궁금하기는 한데 이거를 만드는 게 쉽지는 않았겠죠?

◀ 기자 ▶

애플이 만들려던 차량 그러니까 전기로 움직이는 전동화 차량이면서 동시에 사람을 대신해서 인공지능이 운전하는 완전한 자율주행 차량이었거든요.

전기차 생산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스마트폰보다 복잡한 차량의 공급망 또 당초 예상보다 크게 오른 생산 비용이 장애가 됐을 겁니다.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의 속도였을 겁니다.

시범 주행 중 사고가 잇따르면서 기술이 앞선 미국 기업들도 자율주행 수준을 낮추고 또 기술 적용 시기도 계속 뒤로 미루고 있거든요?

애플도 당장 현실화 하기 어려운 기술로 판단했을 가능성 굉장히 높습니다.

◀ 앵커 ▶

요즘에 AI가 인공지능이 굉장히 전 세계적으로 화두잖아요.

여기에 뛰어들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있더라고요.

◀ 기자 ▶

가장 큰 이유가 아마 그걸 겁니다.

잠재력이 큰 인공지능 분야를 선점하기 위해서 지금 실리콘밸리 테크 기업들이 모두 전력을 다하고 있는데 애플이 가장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거든요.

오픈AI가 만든 챗GPT 같은 그런 대규모 언어 모델로요.

애플은 에이젝스라는 이름의 독자 모델을 만들고 있는데 아직 개발 단계라서요.

챗GPT는 물론 시제품을 내놓고 있는 구글·메타에도 한참 뒤지고 있습니다.

마음 급한 애플, 애플카 개발팀에 있던 인력 2,000명 상당수를 생성형 AI 개발팀으로 보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죠.

팀 쿡 CEO가 어제 주주총회에서도요.

인공지능 이야기 이례적으로 많이 했는데, AI가 이용자들의 삶에 녹아 있다면서 애플의 기존 제품에서 AI 기술을 활용한 사례를 일일이 상기시켰고요.

챗GPT 같은 생성형 AI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일부러 부각시키기도 했습니다.

″앞으로 전기차에 쏟던 노력을 대규모 언어모델 개발로 옮기겠다.″ 이런 의지를 읽을 수가 있을 겁니다.

◀ 앵커 ▶

최근에 AI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했습니다.

대규모 투자 덕분이겠죠?

◀ 기자 ▶

그렇습니다.

AI 서버 하나 만들 때 반도체 칩이 들어가는데 이게 값이 하나에 굉장히 비싸거든요?

4,000만 원, 5,000만 원 이런 수준인데요.

이 반도체 칩을 엮어서 가장 작은 데이터센터 성능을 만들려면 반도체 구입에만 100억 원이 넘는 돈을 써야 합니다.

돈보다 더 큰 문제는 수요에 비해서 생산량이 부족해서 원하는 반도체 칩을 제때 구할 수 없다는 점이겠죠.

심지어 챗GPT 같은 최대 고객도 그렇고요.

이를 추격하는 빅테크들까지도 ″사업 진행은 칩을 구하는 속도가 정한다.″ 이런 말을 할 정도라고 합니다.

문제는 인공지능용 칩 생산을 독점하고 있는 엔비디아는 이런 폭등한 수요 덕에 불과 1년 사이에 매출은 3배 넘게, 이익은 8배 넘게 늘었고요.

주가도 3배 넘게 올랐습니다.

◀ 앵커 ▶

반도체 하면 우리 기업들의 수준도 높잖아요?

우리도 이익을 좀 볼 수 있을까요?

◀ 기자 ▶

그렇죠.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서는 기업이요.

SK하이닉스의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입니다.

엔비디아가 만든 신제품 반도체 보드에 탑재될 예정이라서 최근 시장 확대 수혜를 볼 수가 있고요.

삼성전자도 올해 안에 같은 수준의 반도체를 내놓을 계획이거든요.

그런데 AI 산업은 이제 초기 단계입니다.

메모리 반도체 말고도요.

연산을 담당하는 프로세스 반도체 또는 인공지능에 적합한 새로운 형태의 반도체가 얼마든지 개발될 수가 있거든요?

여기에 참여할 수 있다면 우리 반도체 산업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우리 업체들의 제조 기술이 뛰어나서 가능성이 열려 있지만 새롭게 생기는 영역이니만큼 경쟁자들도 새롭게 등장할 수 있기 때문에 기회이자 위기라는 점 유념해야 할 것 같습니다.

◀ 앵커 ▶

이성일 기자,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