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차주혁

'PNG 리스트' 쿠팡 본사·계열사 공유?

입력 | 2024-03-07 07:23   수정 | 2024-03-07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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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쿠팡 블랙리스트 의혹 보도 이어갑니다.

PNG 리스트는 쿠팡의 자회사인 풀필먼트서비스에서 작성했습니다.

이걸 공유하기 위해선 쿠팡 본사 전산망에 접속해야 하는데요.

자회사에서 작성한 블랙리스트를, 본사와 다른 계열사에 공유한 건 아닌지 수사가 필요해보입니다.

차주혁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쿠팡 인사노무관리시스템 LMS.

채용 제한 명단, PNG 리스트를 업로드하고 다운로드 받을 수 있습니다.

[쿠팡 00센터 채용팀 퇴직자(음성변조)]
″<LMS 접속 권한 있으셨어요?> 있죠. 모든 채용팀이 다 권한이 있습니다. 그거를 매일매일 다운 받습니다.″

[쿠팡 □□센터 채용팀 퇴직자(음성변조)]
″<LMS에 접속 권한이 있으셨어요?> 네, 있었어요. 이거는 꼭 무조건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해당 도메인은 lms.coupang.net.

coupang.net은 미국 쿠팡 Inc.의 한국법인, 쿠팡 주식회사의 내부 전산망입니다.

물류 자회사인 쿠팡풀필먼트서비스는 coupangfs.net.

2023년 2월부터 자체 전산망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PNG 리스트는 여전히 본사 전산망, LMS에서 관리되고 있습니다.

[쿠팡 00센터 채용팀 퇴직자(음성변조)]
″LMS 자체가 본사에서 관리하다 보니까, 전국에 있는 센터의 리스트가 다 LMS 안에 있다고 보시면 되죠.″

작성 주체인 쿠팡풀필먼트서비스, 그리고 한국 본사 격인 쿠팡 주식회사.

PNG 리스트는 최소 두 개의 별도 법인에서 공유되는 것으로 의심됩니다.

[쿠팡 □□센터 채용팀 퇴직자(음성변조)]
″쿠팡은 LMS에서 자체적으로 이거를 다운받게끔 업무가 시스템화가 되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네들이 아니라고 한다?′ 그럼 이게 나올 이유가 없죠. 자기네들이 LMS에서 자체적으로 다운받게끔 그렇게 업무 교육도 해주고 있는데, 이제 와서 ′우리는 이거 출처 불명이다′ 얘기를 하는 건 말이 안 되죠.″

PNG 리스트에 접속할 수 있는 다른 계열사는 없을까.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는 2018년 설립된 쿠팡의 배송 전문 자회사입니다.

쿠팡 물류센터와 마찬가지로, 개별 캠프에서 일할 일용직을 채용합니다.

[쿠팡풀필먼트서비스 잠실 본사 HR팀 퇴직자(음성변조)]
″CLS(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에서 요청을 하셨다면 충분히 공유가 가능하고요. 왜냐하면 쿠팡 LMS에 등록되어 있는 문서이기 때문에, CFS(쿠팡풀필먼트서비스)나 쿠팡 리크루팅 팀의 담당자 분께서 허가만 해주신다면 충분히 볼 수 있습니다.″

쿠팡의 3대 국내 법인에서 PNG 리스트를 공유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증언입니다.

[쿠팡 00센터 채용팀 퇴직자(음성변조)]
″LMS 보면 뭐 어지간한 데는 다 나옵니다. 본사도 나오고.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도 거기 접속 가능한가요?> 아마 가능했던 걸로 저는 기억을 하고 있거든요. 이런 것도 있었던 게, 쿠팡맨 하다가 계약 종료된 사람들, 그런 사람도 채용을 못 했으니까.″

′누구든지 근로자의 취업을 방해할 목적으로 비밀 기호 또는 명부를 작성·사용하거나 통신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 근로기준법 40조는 블랙리스트를 작성하는 행위, 그리고 ′통신′, 다시 말해 공유하는 행위를 각각 금지하고 있습니다.

쿠팡풀필먼트에서 블랙리스트를 작성했고, 이를 본사나 다른 계열사와 공유까지 했다면 명백한 불법이고, 신속한 수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정영훈/부경대학교 법학과 교수]
″100% 이건 근로기준법 40조 위반이죠. 어쨌든 법인격이 다른 거니까, 누가 봐도 이건 뭐 할 말이 없는 거 아니겠습니까. 본사 어디에 딱 이렇게 만들어놓고 다른 그룹사의 인사담당자들 아니면 채용하는 담당자들이 그거를 다운받을 수 있게 해놨다라고 한다면 어쨌든 고의죠. 고의가 충분히 있죠.″

쿠팡풀필먼트서비스 측은 ″인사평가 자료를 타 계열사에 공유하지 않으며, 오직 당사의 채용 등 인사관리 목적으로만 활용″한다고 밝혀왔습니다.

LMS 접속 기록 조사 등을 통해 사실 여부 확인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웹사이트 트래픽 양을 측정하는 한 미국 업체 통계에 따르면, lms.coupang.net의 총 방문 횟수는 3만 6천9백 회.

지난 1년 접속 건수가 아니라, 2024년 1월 한 달간의 접속 건수입니다.

모든 접속은 대한민국 안에서 이뤄졌습니다.

MBC뉴스 차주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