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최유찬

"인민반장을 우대해라" 그 이유는?

입력 | 2024-04-15 07:38   수정 | 2024-04-15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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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통일전망대입니다.

북한에는 우리의 통·반장과 비슷한 인민반장이 존재하는데요.

역할과 책임은 훨씬 크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인민반장을 우대하는 법까지 만들 정도라는데요.

최유찬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각 가정을 돌며 먹거리를 챙기고…

[조선중앙TV <우리 인민반장>]
″자 시원하게 이 국수를 드세요. 아마 입맛이 싹 돌아설 거예요.″

반동자 색출 등 주민감시 역할도 수행합니다.

[조선중앙TV <우리 인민반장>]
″집집마다 찾아다니면서 나쁜 놈들의 악선전에 단 한 명도 속아 넘어가지 않게 해야겠어요.″

최근 조선중앙TV가 방영한 이 프로그램은 인민반장의 미담을 연극으로 재연했습니다.

북한은 보통 2-30 세대를 묶어 행정조직인 인민반을 구성하고 이를 관리하는 인민반장을 선발합니다.

우리의 통반장과 비슷해 보이지만 각종 행정사무부터 질서유지 일상 감시 등 업무 범위는 훨씬 광범위하고, 주민들에게는 꽤 껄끄러운 존재로 인식된다고 합니다.

[나민희/탈북민]
″인민반장이 문을 두드릴 때 그렇게 좋은 소식은 하나도 없었거든요. 뭘 내라고 하거나 아파트 꾸리기에 동원되라고 하거나, 보안원이랑 같이 숙박 검열을 온다거나 이럴 때만 오니까.″

이들의 역할은 김정은 시대 특히 더 강조되고 있습니다.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북한이 작년 12월 제정한 인민반 조직운영법에 주민 면담과 위생관리, 생활지도 등 인민반장의 구체적인 역할과 함께 인민반장을 우대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이 최근 이렇게 인민반장을 강조하는 건 이들에게 법적 지위와 권한을 부여하면서 보다 적극적인 주민통제 역할을 맡기기 위한 것으로 관측됩니다.

[윤보영/북한대학원대학교 연구교수]
″헌신만을 독려하기가 어려우니까, 법에 명시함으로써 그 사람(인민반장)이 해야되는 일에 자긍심과 동시에 권한을 주는 거죠.″

최말단 조직에서부터 더욱 집요하게 서로를 감시하도록 유도하는 북한의 통제책은 그만큼 현 상황이 불안정하다는 걸 반증한다는 분석입니다.

MBC뉴스 최유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