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안준호

"아들, 잘 지내지?"‥다시 찾은 그날의 바다

입력 | 2024-04-17 06:47   수정 | 2024-04-17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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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어제 전남 진도 맹골수도에서 세월호 참사 10주기 선상 추모식이 열렸습니다.

아이들을 보낸 부모들은 대답이 없을 걸 알면서도 다시 아들 딸의 이름을 불렀습니다.

안준호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세월′

외로이 떠있는 노란 부표에 두 글자가 선명합니다.

물살이 센 진도의 맹골수도.

꼭 10년 전 세월호가 가라앉은 이곳에는 강한 물살과 파도가 일렁입니다.

또다시 돌아온 4월 16일.

아들을, 딸을 이곳에서 잃은 아빠와 엄마는 올해도 바로 이 바다 위에 섰습니다.

[김병권/고 김빛나라 아버지]
″사랑하는 아들, 딸들아 부모의 가슴속에 묻은 날이 벌써 10년이 되었구나…″

그리고 세월호가 완전히 물에 잠겼던 그 시각, 10시 30분.

희생자 304명의 이름이 하나하나 차례로 불리어 집니다.

″김도언, 김빛나라, 김소연.″

하지만 대답은 없습니다.

″아들은 잘 지내고 있지?″

꿈 많던 아이들이 생사를 달리한 그곳.

이 바다를 보는 것만으로도 고통스럽지만 부모들은 해마다 또 이곳에 올 수밖에 없습니다.

[진복순/고 배향매 어머니]
″생전에 못 이룬 꿈, 저 좋은 곳에 가서 제 꿈 다 이루고 잘 사는 것만 바라고…″

그리고 가슴에 응어리진 그 한 마디, 그 울분을 내어봅니다.

[김병권/고 김빛나라 아버지]
″눈물 속에 살아가게 하지 마십시오. 더 이상 참담한 대한민국을 만들지 말아 주십시오.″

어느덧 흘러간 시간 10년.

매년 이날은 되돌아오고 그때마다 아프지만 10주기라는 단어는 왜인지 더 아프게 합니다.

단원고 희생자 가족 37명.

이들은 40여 분간 진행된 선상 추모식에서 내년에도 또 찾아오겠다고 아이들과 약속했습니다.

참사가 일어난 지 10년, 그날의 아픈 진실을 밝히고 남은 아이들을 위한 안전한 세상을 만들겠다는 유가족들의 바람은 그대로입니다.

MBC뉴스 안준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