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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원
"돌싱 아니라 미혼입니다"‥이혼 뒤 '혼인 무효'
입력 | 2024-05-24 06:48 수정 | 2024-05-24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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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그동안은 이혼하면, 혼인 자체를 무효로 해달라고 소송을 내도, 법원이 아예 심리조차 안 했는데요.
대법원이 40년간 이어져 온 판례를 뒤집었습니다.
조희원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결혼 3년 만에 파경을 맞은 김 모 씨.
남편과 이혼한 뒤 혼인을 무효로 해달라는 소송을 냈습니다.
″극도로 혼란하고 불안한 상태에서 실질적 합의 없이 한 결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1, 2심 재판부는 소송 자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대법원은 전원합의체 13명 만장일치로 김 씨의 주장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사건을 서울가정법원으로 돌려보냈습니다.
40년간 이어져 온 판례를 뒤집은 겁니다.
[조희대 대법원장]
″혼인 관계가 이미 해소된 이후라고 하더라도 혼인 무효 확인을 구할 이익이 인정된다는 것이 대법원의 일치된 의견입니다.″
1984년 대법원은 ″이혼한 부부의 혼인을 무효로 돌리는 건 법률상 이익이 없다″는 취지로 판결했습니다.
호적에 이혼이 기재돼 있어 불명예스럽다는 사유로 혼인 무효 소송을 내도 심리조차 안 했습니다.
민법은 실질적 합의가 없었다면 혼인을 무효로 할 수 있는데 이혼 부부는 예외로 뒀던 겁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혼 부부도 혼인 무효 판단을 받아볼 수 있는 길을 열어줬습니다.
혼인을 무효로 할 수 있어야 여러 법률적 분쟁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혼 후 연금 분쟁이나, 결혼 도중 생긴 채무 연대 책임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다는 겁니다.
해마다 9만 쌍 이상 이혼하는 시대.
이혼 부부를 혼인 무효 소송 대상에서 원천 배제하는 대법원 기존 판례는 줄곧 학계의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이번 선고는 국민들의 권리 구제를 위해 법원이 한 걸음 더 나아갔다는 의미가 큽니다.
MBC뉴스 조희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