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조희원

'동성 부부' 권리 첫 인정‥"건보 피부양자 가능"

입력 | 2024-07-19 06:54   수정 | 2024-07-19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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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사실혼 관계에 있는 동성 부부에게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처음으로 인정한 대법원 확정판결이 나왔습니다.

동성 부부의 법적 권리를 일부나마 인정한 최초의 대법원 판단입니다.

조희원 기자입니다.

◀ 리포트 ▶

5년 전, 가족과 친지들 축복 속에 결혼식을 올린 소성욱, 김용민 부부.

동성 부부라 혼인 신고는 불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직장을 다니는 김 씨의 건강보험 피부양자로 소 씨를 등록할 수 있었습니다.

건강보험공단 만큼은 ′배우자′라고 인정해준 겁니다.

그런데 이 사실이 언론에 공개되자 공단이 자격을 취소했습니다.

부부는 소송을 냈습니다.

1,2심은 엇갈렸습니다.

1심은 ″동성결합과 남녀결합이 본질적으로 같다고 볼 수 없다″며 기각했지만, 2심은 ″성적 지향을 이유로 차별하는 건 헌법상 평등원칙에 어긋난다″며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했습니다.

대법원도 동성 부부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동성 동반자는 부부에 준할 정도의 경제적 생활적 공동체″라며 ″동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사회보장제도에서 배제하는 건 인간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 법앞에 평등할 권리를 침해한다″고 했습니다.

반대 의견도 나왔지만, 9:4로 대법원이 동성 부부의 법적 권리를 처음으로 인정한 겁니다.

네덜란드, 프랑스, 독일, 대만 등 39개 나라가 동성 결혼을 법적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판결로 법원이 우리나라의 동성혼을 인정한 건 아닙니다.

최소한 사실혼 수준의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재산분할청구권 행사나 사망보험금 수령도 법적으로 따져볼 수 있습니다.

여성단체들은 ″평등한 사회로 한걸음 더 나아갔다며″ 이번 판결을 환영했습니다.

하지만 종교계를 중심으로 동성혼이나 동성애에 대한 거부감도 커 사회적 논쟁도 뜨거워질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조희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