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정자형

분만실만 있으면 뭐하나‥'지역 출산' 이중고

입력 | 2024-09-23 06:49   수정 | 2024-09-23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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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합계 출산율이 0.72까지 떨어지는 출구 없는 저출생 터널이 이어지면서 지역 병의원의 분만실이 비어간다고 합니다.

사실상 ′분만 제로′ 시대를 맞았다는 분석마저 나오는데요.

정자형 기자의 보도입니다.

◀ 리포트 ▶

지난 2022년 정부 지원을 받아 공공 분만시설을 구축한 김제의 한 종합병원입니다.

24시간 분만 체계를 갖춘 곳이지만, 신생아실과 입원실 모두 고요함이 감돌고 있습니다.

[병원 관계자 (음성변조)]
″<보통 한 달에 한 명꼴? 출산율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왔던 아이가 아까 몇 주 전에 왔던 아이라고 하셨죠?> 4~5일 전, 3~4일 전?″

김제시는 최근 신생아 수가 증가하면서 주목을 받았지만, 올 7월까지 정작 김제에 소재한 병의원에서 태어난 신생아 수는 모두 3명에 불과합니다.

2달에 1번꼴로 아기 울음소리가 들린 겁니다.

같은 기간 인근 고창에서는 단 2명의 아이만 태어날 정도로 지역이 분만 제로 시대에 돌입했습니다.

이런 사실은 병원에서 신생아가 태어난 것을 뜻하는 ′분만 수가′ 청구 현황을 통해 확연히 드러납니다.

올 들어 도내 산부인과 가운데 분만 수가를 아예 청구하지 않은 의료기관이 81.6%에 달할 정도로 많습니다.

조리원 등 초기 육아를 지원하는 시설이 인근에 없다 보니 기피현상이 심하고, 산모 역시 임신 기간 이용했던 병의원에서 아이를 낳기를 선호하면서 악순환이 계속됩니다.

[박종국/김제시 인구정책팀장]
″산모들이 아이를 낳으면 조리할 수 있는 그런(시설) 것이 조성이 안 되어있거든요. 저희가 지원금을 산후조리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지원금을…″

분만실을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지역의 출산 인프라가 빠르게 붕괴되는 상황.

인구 절벽이 더욱 가파르게 우리 앞에 다가오고 있음을 알려주는 또 하나의 경고음입니다.

MBC뉴스 정자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