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술도 수사도 거부‥체포적부심 청구는 무리수?

입력 | 2025-01-16 20:11   수정 | 2025-01-16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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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윤석열 대통령 조사와 관련해 이혜리 기자와 좀 더 얘기해보겠습니다.

윤 대통령 행태가 참 검찰총장까지 한 대통령이라고 믿기지가 않을 정도예요.

어제는 묵비권, 오늘은 불출석.

이것도 법을 잘 아는 법 전문가의 전략일까 이런 생각이 드는데, 향후 재판에서 도움이 될까요?

◀ 기자 ▶

네 말씀하신 대로, 윤 대통령은 어제 조사 내내 진술을 거부했죠.

비상계엄이 정당하다는 주장만 내놓고는 검사 질문에는 아예 입을 열지 않았습니다.

오늘은 조사 자체를 거부했고요.

왜 그러는 건지 법조계 인사들 취재해보니 ′윤 대통령이 이런 식으로 대응할 줄 알았다′는 분석들이 많았습니다.

지금까지 윤 대통령 지시를 받고 내란 중요 임무에 종사한 혐의로 계엄군과 경찰 수뇌부 등 10명이 구속 기소됐잖아요.

그 과정에서 내란 우두머리 혐의가 너무 명확하게 드러났죠.

앞선 공범들의 공소장 내용들은 윤 대통령 입장에서도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선 수사기관에 끌려나가 혐의를 완강히 부인할 경우에, 향후 재판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 거라는 겁니다.

어제 조사 후 조서 열람이나 날인을 거부한 것도 재판 때 불리할 여지를 남겨두지 않으려는 포석으로 보입니다.

이 경우 재판으로 가면 수십 명의 증인을 불러 혐의를 일일이 다시 확인해야 하거든요.

시간을 끌면서 국면전환을 노리는 걸로 보입니다.

◀ 앵커 ▶

그런데 법조계에서는 윤 대통령의 체포적부심 청구가 무리수라는 평가도 나온다면서요?

◀ 기자 ▶

네 맞습니다.

′양날의 검′ 같은 거라 생각하시면 될 텐데요.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법에 청구했다는 걸 유심히 볼 필요가 있습니다.

윤 대통령 측은 그동안 공수처가 내란죄 수사권이 없다, 또 관할이 아닌 서울서부지법이 발부한 체포영장은 불법이라고 주장했잖아요.

그러면서 서울중앙지법에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그 영장심사에는 응하겠다고 했어요.

만약 오늘 서울중앙지법에서마저 윤 대통령 체포영장의 효력을 인정하면 윤 대통령 입장에선 지금까지의 주장과 논리, 기대가 한 번에 모두 무너지는 겁니다.

그럼 그걸 알 텐데도 왜 잘 활용하지 않는 체포적부심까지 청구를 했는가에 대해선 윤 대통령이 그만큼 급한 거다, 이렇게 보는 전문가들이 많았습니다.

다만, 공수처 수사가 시간적 차질을 빚었다는 정도의 효과는 있을 겁니다.

수사와 함께 진행 중인 탄핵심판에서도 마찬가지 전략으로 나서고 있는데요.

그런데 헌재는 단호한 입장입니다.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 기일변경도 불허했고요.

앞서 다섯 차례의 변론기일을 일괄 지정한 데 이어서, 오늘 재판에선 그 이후, 즉 6회 7회 8회 변론기일까지 한꺼번에 잡았습니다.

지연 전략에 흔들리지 않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입니다.

◀ 앵커 ▶

네, 이혜리 기자 잘 들었습니다.

영상 편집: 김재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