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어제 46일 만에 헌재 심판정에서 만난 윤 대통령과 김용현 전 장관은 마치 서로 말을 맞추려고 만난 피의자들 같았습니다.
기억나십니까. 말씀하시니 생각납니다처럼, 헌재 심판정을 증거인멸의 무대로 사용하면서, 책임을 김 전 장관에게 몰아주려는 듯한 인상을 줬는데요.
이러는 속셈은 분명해 보이지만 결론적으론 둘의 말맞추기가 삐걱거리면서 결국 대통령의 내란수괴 혐의만 더 굳어지는 모양새입니다.
김민형 기자의 보도입니다.
◀ 리포트 ▶
46일 만에 심판정에서 만난 윤석열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비상계엄이 위헌이라는 핵심 증거 ′포고령 1호′를 놓고, 윤 대통령은 김 전 장관에서 기억이 나냐고 묻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집행 가능성도 없는 거지만, 뭐 그냥 놔 둡시다라고 말씀을 드리고 그냥 놔 뒀는데. 뭐, 기억이 혹시 나십니까?″
그러자 김 전 장관은 ″평상시 항상 법전을 찾는 대통령이, 꼼꼼하게 보지 않는 걸 느꼈다″고 답했습니다.
[김용현/전 국방 장관]
″조금 이상하다 그러면 법전부터 먼저 이렇게 가까이 가서 좀 찾아보고 이렇게 하시는데. 분명히 저는 그렇게 생각했는데 안 찾으시더라고요.″
윤 대통령이 비슷한 발언을 이어자가 김 전 장관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호응하기도 합니다.
[윤석열 대통령 - 김용현/전 국방 장관]
″왜 전공의 이걸 제가 왜 집어넣었냐, 웃으면서 이렇게 얘기를 하니, ′이것도 막 그런 측면에서 좀 어떤 계고한다는 측면에서 그냥 뒀습니다′ 해서. <예 그렇습니다.> 저도 웃으면서 그냥 놔뒀는데. 그 상황은 기억하고 계십니까? <예. 기억납니다. 지금 말씀하시니까 기억납니다.>″
김 전 장관은 ″말씀하시니 기억이 난다″며, 맞장구를 치고 있는 겁니다.
서로 약속대련을 하는 듯 보였지만 그것도 오래가진 못했습니다.
국회에 투입된 특전사요원을 두고 윤 대통령은 국회 밖에 있었다는 답변을 유도하려는 듯 물었지만, 김 전 장관은 건물 안에 있었다고 답합니다.
[윤석열 대통령]
″본관 건물 밖에 마당에 주로 있었습니까? 아니면 본관 건물 안으로 많은 인원이 다 들어가 있었습니까?″
[김용현/전 국방 장관]
″280명은 본관 안쪽에, 하여튼 복도든 어디 이쪽 곳곳에 가 있었습니다.″
서로 말을 맞추며 김 전 장관이 책임을 뒤집어 쓰려는 의도로 보였지만, 윤 대통령이 포고령을 검토했다는 사실만 확인되는 등 오히려 윤 대통령의 혐의만 굳어졌다는 평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