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윤수한

[단독] '입주 대기자 2천 명' LH 임대주택, 수천 채 1년 넘게 '빈집'

입력 | 2025-10-14 22:18   수정 | 2025-10-14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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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LH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주택을 사들여, 시세보다 싸게 빌려주는 임대주택.

그런데 수천 채의 임대주택이 1년 넘게 빈집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해마다 정부 예산 수조 원이 들어가고, 심지어 대기자도 2천 명이 넘는데, 어떻게 빈집이 넘쳐나는 걸까요?

윤수한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 리포트 ▶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5층짜리 신축 건물.

예술인 주거 지원을 위해 LH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사들인 ′매입임대주택′입니다.

90세대가 넘는 대규모 주택이지만, 2년 넘게 텅 비어 있습니다.

시공사와 시행사가 모두 망해버려 하자 보수가 늦어졌다는 게 LH 설명입니다.

[한국예술인복지재단 관계자(음성변조)]
″하자 보수가 아직 완료가 되지를 못해서 지금 좀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에요.″

입주도 안 한 새집인데 완강기는 녹슬고, 입구 난간엔 거미줄이 처져있습니다.

새 건물이지만 빈 상태로 방치되면서 물이 떨어지는 등 이제 수리가 필요해졌습니다.

인근의 또 다른 다세대주택도 통째로 비어 있습니다.

도심복합개발 사업 이주민들의 임시 거주지용으로 쓸 예정인데, 1년 넘게 신청자가 없었습니다.

[LH 주거행복지원센터 관계자(음성변조)]
″여기 다 공가인데, 다 비워져 있는 곳이라서요.″

1년 이상 비어있는 LH 매입임대주택은 3천400여 호.

서울·경기 등 수도권에만 1천 곳이 넘습니다.

이렇게 빈집이 많은데, 입주 대기자도 2천 명이 넘습니다.

인기가 없는 외곽지역이나 노후 주택이 많은 데다, 다자녀나 신혼부부 같은 입주 자격을 맞추기 어려워 들어가고 싶어도 못 들어가는 겁니다.

[복기왕/국회 국토교통위원]
″수요와 공급의 ′미스 매칭′을 줄이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한다면 이렇게 장기적으로 비어있는 집이 방치되는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LH 매입임대주택에 들어갈 올해 예산은 3조 6천억 원이 넘습니다.

LH는 빈집이 많은 지역은 매입 단계부터 공급을 조절하고, 노후 주택은 시설을 개선하는 한편 입주 조건도 완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윤수한입니다.

영상취재: 김백승 / 영상편집: 김민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