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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민
3년간 계속된 막말·모욕‥"국가 책임 회피가 2차 가해 키워"
입력 | 2025-10-28 20:29 수정 | 2025-10-28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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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그런데 지난 3년 동안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은 숱한 2차 가해에 시달려도 그저 버틸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난 정부 내내 책임을 회피한 건 물론이고 특별조사위원회 조사조차 이뤄지지 않은 가운데, 2차 가해자들이 천벌 받을 소릴 하며 계속 날뛰었지만, 이를 막을 수단은 마땅찮았기 때문인데요.
고재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누구보다 착실했고 어른스러웠던 네 살 터울 동생.
친구들과 저녁 먹고 온다던 스무두 살 연주는 그날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세 번째 가을이 왔지만, 참사 당일 기억처럼 끈질긴 게 또 있습니다.
′2차 가해′입니다.
[유 정/고 유연주 씨 언니]
″′빨가벗고 놀려고 간 애들이 죽었는데 뭐 이렇게까지 추모를 한답시고, 이해가 안 된다′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도 계셨고…″
익명성에 숨은 온라인은 더 난장판이었습니다.
″참사팔이″, ″형제를 팔아 정치한다″는 막말에, 성희롱 발언도 쏟아졌습니다.
가족과 동생을 가리지 않았습니다.
[유 정/고 유연주 씨 언니]
″′연주야 지옥에서 불타느라 많이 아프지′라는 댓글이 한 번 달린 적이 있어요. 계속 기억에 남아서 맴돌게 되더라고요.″
일부 정치인도 ′2차 가해′에 가담했습니다.
SNS나 공개회의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막말을 했고, 전직 대통령실 비서관도 유족을 비난했습니다.
정부는 책임을 회피했습니다.
[이상민/당시 행정안전부 장관 (2022년 10월 30일)]
″경찰이나 소방 인력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었던 문제는 아니었던 것으로 지금 파악을 하고 있고요.″
[윤석열/당시 대통령 (2022년 11월 7일)]
″엄연히 책임이라고 하는 것은 있는 사람한테 딱딱 물어야 하는 거지…″
유족들은 이런 정부의 대응이 ′2차 가해′를 키웠다고 보고 있습니다.
[유 정/고 유연주 씨 언니]
″행정적인 과실이나 인력 배치에 대한 문제는 말하지 않고 ′거기 간 사람이 잘못이다′라는 프레임을 씌웠기 때문에…″
하지만 2차 가해 처벌은 미미합니다.
경찰이 접수한 2차 가해 사건 166건 가운데 검찰에 넘긴 건 19건뿐.
명예훼손이나 모욕죄를 적용해야 처벌이 가능한데, 최대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에 그치는 수준입니다.
[조인영 변호사/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 공동상황실장]
″형법상 구성요건에 해당되지 않으면 사실상 처벌을 받기가 어려운 것이고, ′반성하고 있다′라고 하면 무죄가 나오는 경우도 있거든요.″
여당은 뒤늦게나마 2차 가해 방지 대책을 세우고 처벌을 강화하는 취지로 ′이태원 참사 특별법′ 개정을 검토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MBC뉴스 고재민입니다.
영상취재: 이관호 / 영상편집: 안윤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