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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욱
10월인데 벌써 영하‥단풍도 사라진 '잊혀진 계절, 가을'
입력 | 2025-10-28 20:39 수정 | 2025-10-28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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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오늘 대관령 기온이 영하 4.2도까지 떨어졌고 서울도 최저기온이 영상 3도에 머물며 때이른 추위가 기승을 부렸습니다.
이대로 가을이 끝나는 건가 싶은데요.
실제로 가을의 시작일이 점차 늦어지고, 길이도 짧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김민욱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이른 아침 시민들이 패딩을 꺼내입었습니다.
오늘 강원도 춘천의 아침 최저기온은 평년보다 6.4도나 낮은 영하 2.6도였습니다.
[이온유·하지윤/강원 춘천]
″갑자기 엄청 추운 겨울이 된 것 같은 느낌. <계속 목도리 하고 다닐 것 같아요.>″
곳곳에서 첫얼음과 서리가 관측됐습니다.
한라산의 상고대는 지난해보다 9일 빨랐습니다.
가을은 이대로 짧게 끝나는 걸까요?
지금으로부터 32년 전 오늘 즈음인 1993년 10월 29일 서울 덕수궁.
나무는 울긋불긋 물들었고, 발 아래에도 낙엽이 수북합니다.
하지만 30여 년 뒤 오늘 서울에선, 단풍은 고사하고 여전히 푸른 나무들이 대부분입니다.
여름이 길어지고 가을이 늦어지면서 단풍도 전과 같지 않습니다.
[우종영/나무의사]
″예쁘게 붉게 (단풍이) 들어야 되는 시기인데 지금 보시면 알겠지만 아직 푸른 곳이 되게 많습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단풍나무는 매년 0.17일, 은행나무는 매년 0.2일씩 단풍 시작이 늦어졌습니다.
10월 중순이던 단풍 시작 시기가 30년 만에 10월 말로 늦어진 겁니다.
단풍이 늦어지면 유지되는 기간도 짧아집니다.
[우종영/나무의사]
″이제 갑자기 추워지면 그냥 얼어버려요. <그럼 잎이 그냥…> 예, 이 상태에서 말라버리는 거죠. 단풍이 드는 게 아니고.″
기상청은 평균기온이 20도 미만으로 떨어지고 그 뒤로 기온이 올라가지 않는 기간의 첫날을 가을의 시작일로 보고 기후변화 양상을 분석합니다.
이 기준대로라면 1910년대에 비해 2010년대에 가을 시작일은 9월 29일로 12일 늦어졌고 가을 길이는 64일로 열흘 짧아졌습니다.
[송영빈/경기 김포시]
″다시 겨울옷을 꺼내야 되는 시기가 온 것 같아서 좀 아쉽네요. 가을옷 예쁜 옷 많은데.″
다행히 때이른 추위는 내일 낮부터 물러가겠습니다.
하지만 어느 해보다 길고 무더웠던 여름 그리고 장마처럼 길었던 가을비 뒤에 갑자기 찾아온 추위가 가을을 ′잊혀진 계절′로 만들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민욱입니다.
영상취재: 변준언, 추영우(춘천) / 영상편집: 강내윤 / 영상제공: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