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이승지

"탄핵 반대 딸깍으로 끝내기"‥매크로 도배 58명 검거

입력 | 2025-11-11 20:00   수정 | 2025-11-11 20:10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 앵커 ▶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이 진행되던 지난 3월 헌법재판소 홈페이지에 탄핵 반대글이 무더기로 올라와 게시판 접속이 일시 마비되는 일이 있었는데요.

게시판에 많은 사람이 글을 남긴 게 아니라 매크로 프로그램이 동원된 거였습니다.

당시 매크로 프로그램을 만들어 유포한 남성과 이를 이용해 헌재 게시판 도배에 참여한 50여 명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승지 기자의 보도입니다.

◀ 리포트 ▶

법원의 구속취소 결정에 따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석방된 이튿날.

′탄핵 반대′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헌법재판소를 겨냥한 선동도 거세졌습니다.

[전광훈/목사 (지난 3월 9일)]
″내일부터 철야투쟁을 해야 돼요. 철야투쟁을. 어디서? 헌법재판소 앞에서.″

[신혜식/신의한수 대표 (지난 3월 9일)]
″내일부터는 헌재 앞에서 강력하게 우리가 투쟁을 해야 됩니다. 강력하게. 헌재에 엄청난 압박을 넣어야 돼요.″

이날 헌법재판소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사기 탄핵′, ′헌재는 공범′ 같은 글이 대거 올라왔습니다.

전날 1만 4천여 건이었던 게시글은 하루 만에 16만 건, 그다음 날에는 25만 건으로 폭증했습니다.

제목도, 내용도 토씨 하나 다르지 않은 글이 적지 않았습니다.

헌재 홈페이지 게시판 접속도 일시 중단됐습니다.

경찰 수사 결과 ′탄핵 반대 도배′에 매크로 프로그램이 동원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에 붙잡힌 30대 남성이 직접 개발한 ′매크로′를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퍼뜨렸습니다.

′탄핵 반대 딸깍으로 끝내기′라고 제목을 쓰고, 마우스 클릭 세 번만으로 탄핵 반대글을 쉽게 올릴 수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자신도 매크로로 4만 4천여 건의 글을 올렸습니다.

이 남성이 특정 정당이나 단체에 가입했는지,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했는지 등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이명철/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1대장]
″′소스코드′를 비롯한 전자 정보들을 압수하였습니다. 소스코드란 매크로 프로그램의 설계도라고 볼 수 있어서 범행을 입증할 수 있는 중요한 증거입니다.″

이 매크로를 악용한 57명도 함께 검거됐습니다.

남성이 41명으로 70%를 웃돌았고, 연령대별로는 20·30대가 46명으로 80%에 육박했습니다.

탄핵 반대 글 19만 건을 반복해 올렸습니다.

경찰은 매크로 악용 부정행위가 사회 전반의 신뢰를 해치고 있다며 집중 단속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이승지입니다.

영상편집 : 조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