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비리로 수천억 원의 부당이득을 얻은 민간업자들에 대한 검찰의 항소 포기로 인한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어제 대검 구성원들의 사퇴 요구를 받은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은 오늘 휴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았는데요.
자신의 거취에 대해 노 대행이 말을 아끼며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검찰 내부에선 지휘부 부재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구승은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법무부의 의견을 참고해 자신의 책임하에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를 결정했다고 밝혔던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
[노만석/검찰총장 직무대행(어제)]
″<법무부 장·차관으로부터 항소 포기하란 지시받았습니까?> 다음에 말씀드리겠습니다.″
대검 부장검사 등 회의에서 사퇴를 요구받은 뒤, 오늘 휴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았습니다.
항소 포기 결정을 두고 전국 검사장과 지청장 등 검사들이 집단 반발하는 가운데 고심에 들어간 겁니다.
노 대행은 MBC와 통화에서 자신의 거취에 대해 말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만 전했습니다.
노 대행은 어제 대검 평검사 10여 명이 항의 방문한 자리에서 ″검찰총장이 되어 보니 경영자 마인드로 여러 가지 고려할 게 많다″면서, ″용산과 법무부 등의 관계도 고려된다″고 말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 발언을 두고 대검이 정무적 판단을 내린 거란 비판이 나왔는데 대검 고위 관계자는 ″구체적인 사건이 아니라 검찰총장으로서 일반적으로 용산과 법무부는 염두에 두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법무부는 최종 결정은 대검 지휘부가 한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조상호/법무부 장관 정책보좌관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끝까지 그런 의견이 고집돼서 올라왔다면 장관님이 받아들였을 수도 있고, 수사지휘권을 행사했을 수도 있겠지요. 이 사건이 그 정도로 본인들이 확신에 찬 사건이었다면 카카오 사건처럼 최종적으로 항소하겠다고 했어야지요.″
검찰 내부에선 법무장관이 수사지휘권 행사를 하지 않았는데도 장관의 의중에 휘둘려 항소를 포기한 것 자체가 문제라며 노 대행에 대한 책임론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송승환 대구지검 검사는 검찰 내부망에 ″검사가 정무적 판단을 해 법률 규정과 반대되는 판단을 하는 것은 정치 검사에 해당하는 것 아니냐″고 반발했습니다.
다만 노 대행이 사의를 표할 경우 중수청 설치와 보완수사권 문제 등 검찰 개혁에 대처할 컨트롤타워가 부재하는 데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