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이혜현

[단독] CCTV에 찍힌 처참한 현장‥"잠 깨운다고 폭행"

입력 | 2025-11-27 20:12   수정 | 2025-11-27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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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대리운전 기사를 폭행하고 차 밖으로 밀쳐내서, 차량에 매단 채로 운전해 숨지게 한 사건과 관련해 CCTV영상이 공개됐습니다.

사고 직후 현장에서 피의자는 자리를 뜬 채 대리운전 기사만 발견돼 대리기사가 사고를 낸 것으로 오인될 뻔 했는데요.

피의자가 대리기사를 죽음에 이르게 한 이유는 차가 과속방지턱을 넘다 덜컹거려서 자신을 깨웠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이혜현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어두운 새벽, 대전의 한 도로변.

갑자기 흰색 차량이 멈춰 서더니 조금 있다 차문이 열립니다.

운전석 밖으로 발이 나와 있었는데 몸싸움이 벌어지고 밖으로 모자도 떨어집니다.

대리운기사가 안전벨트에 묶여 차밖에 매달려 있는데 차가 달리기 시작합니다.

차량은 사람을 매단 채 맞은편 차에 부딪혔지만 멈추지 않고 중앙선을 넘어 갈지자로 질주했습니다.

차량은 대리기사를 매단 채 1.5km가량을 달리다 이곳 도로 연석을 들이받고서야 멈춰 섰습니다.

대리기사는 온몸을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습니다.

폭행이 시작되고 대리운전기사가 밖으로 내쳐질 당시, 주변에 차량들이 이를 목격했지만 경찰 신고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만취 상태인 차 주인은 경찰 조사에서 ″기억이 안 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경찰 조사결과 당초 뒷자리에 타 자고 있던 차 주인이 앞자리로 넘어와 대리운전기사를 폭행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차가 과속방지턱을 넘으면서 흔들려 자신을 잠에서 깨웠다며 폭행을 시작한 겁니다.

경찰이 CCTV를 확인한 결과 과속이나 난폭운전은 없었습니다.

[대리기사 유족]
″정속 주행을 하셨고 또 방지턱 넘을 때도 전혀 그런 거 없이 안전 운행했고 정상적으로 운행을 했었는데…″

사고 초기 대리기사 혼자 차량 밖에서 발견돼 CCTV가 없었더라면 단순 사고로 처리될 수도 있었습니다.

[성노근/대전유성경찰서 형사과장]
″교통사고로 현장 옆에 튕겨 나오는 그런 흔적만 보이고 피의자는 현장을 이탈해서 (차 안에) 사람이 없었습니다.″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던 30대 남성은 경찰이 CCTV와 블랙박스 등 증거를 내밀자, 그제 서야 자신이 대리기사를 폭행하고 운전대를 잡은 사실을 시인했습니다.

MBC뉴스 이혜현입니다.

영상취재: 신규호(대전) / 화면제공: 대전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