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이덕영

'유럽차 1위' 폭스바겐도 공장 폐쇄‥중국차 공습에 몰락 위기

입력 | 2025-12-20 20:21   수정 | 2025-12-20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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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유럽의 자동차 시장 점유율 1위, 폭스바겐이 올해 최악의 실적을 기록하며 88년 역사상 처음으로 독일 내 공장을 폐쇄했습니다.

중국산 저가 전기차의 빠른 성장에 독일 자동차 산업이 무너질 거란 위기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베를린에서 이덕영 특파원입니다.

◀ 리포트 ▶

붉은색 자동차 몸체가 조립대 위로 내려옵니다.

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마지막 자동차입니다.

[폭스바겐 공식 유튜브]
″지난 24년 동안 (드레스덴 공장에서) 자동차를 생산해줘서 고마워요.″

독일에 있는 공장이 폐쇄된 건 폭스바겐 88년 역사상 처음입니다.

이런 위기도 이제 시작에 불과합니다.

폭스바겐과 BMW, 메르세데스-벤츠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1년 전에 비해 80% 가까이 감소했습니다.

2009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실적 악화는 공장 폐쇄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폭스바겐은 독일 공장 2곳을 추가로 폐쇄하고 3만5천 명을 해고할 예정입니다.

아우디는 독일 내 직원의 15%에 달하는 7천5백명을, 메르세데스-벤츠는 3만 명의 직원을 내보낸다는 계획입니다.

독일 자동차의 위기는 중국 자동차의 급격한 성장 때문입니다.

[헬레나 비스베르트/오스트팔리아 응용과학대학교 자동차경제학 교수]
″모든 독일 자동차 업체는 동일한 문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고객과 시장 점유율을 빼앗아 간다는 겁니다.″

유럽차 절반 가격의 전기차를 앞세운 중국 업체들은 무서운 속도로 독일과 유럽 시장을 잠식하고 있습니다.

[스텔라 리/BYD 부사장 (지난 9월)]
″2026년까지 우리는 유럽 대륙 전역에 2천 개의 매장을 확보하며 규모를 두 배로 늘릴 것입니다.″

여기에 전기차 개발에서 뒤처지고, 미국발 관세 폭탄으로 대미 수출도 줄었습니다.

유럽은 중국산 자동차에 40%가 넘는 관세를 부과하고, 오는 2035년까지 전기차로 완전 전환하려던 계획을 철회하는 등의 대책을 뒤늦게 내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헝가리와 튀르키예 등 유럽에 직접 생산공장을 지으며 물량 공세를 준비하는 중국차를 막기엔 역부족이란 지적입니다.

독일 자동차 업체들의 급속한 몰락은 결국 중국산 자동차와 경쟁하게 될 우리에게도 과제를 던져주고 있습니다.

베를린에서 MBC뉴스 이덕영입니다.

영상편집 : 권시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