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이지수

수사 대상이 유출자 수사?‥조사 결과 믿을 수 있나?

입력 | 2025-12-25 19:54   수정 | 2025-12-25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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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갑작스러운 쿠팡의 셀프 발표, 산업팀 이지수 기자에게 좀 더 물어보겠습니다.

자 이 기자, 지금 쿠팡 정보유출사태를 정부가 민관합동조사, 그리고 경찰수사 같이 양 갈래로 이뤄지고 있잖아요.

근데 오늘 쿠팡의 갑작스러운 반응이 나왔는데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 기자 ▶

네 한마디로 발끈한 분위기입니다.

쿠팡은 지난 17일부터 관련 기관에 유출자 진술서 등 자료를 제출했다고 하지만, 오늘 발표는 전혀 사전 조율이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발표문을 보면 쿠팡에 유리한 내용들이 대부분인데, 정부는 이걸 일종의 언론 플레이라고 보는 것 같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쿠팡 발표 직후에 바로 입장문을 냈는데, ″일방적 발표에 대해 항의를 했고, 쿠팡 주장에 대해 확인된 건 아무것도 없다″는 이례적으로 강경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경찰도 마찬가지인데요.

처음에 쿠팡이 발표했을 때 제가 취재를 해보니까 수사 대상이 왜 마음대로 수사를 하고 있냐 이런 분위기였거든요.

◀ 앵커 ▶

수사 대상이 수사를 하고 있다.

◀ 기자 ▶

네, 이후에 입장문을 냈는데 지난 21일에 쿠팡 측으로부터 피의자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제출받았다.

그런데 쿠팡 측 주장이 사실인지 여부를 철저하게 확인하고 있다.

이런 공식 입장을 밝혔습니다.

◀ 앵커 ▶

정말 발끈하는 것도 감정적으로 당연하지만 진짜 문제는 셀프 조사과정에서 진술, 증거물 모두 오염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거잖아요.

그런데 쿠팡 발표문을 보면 유출된 정보가 3천3백만 명분이 아니라 3천 명, 그리고 2차 피해 없었다라고 하는데, 이걸 믿을 수 있겠습니까?

◀ 기자 ▶

전문가들에게 제가 질의를 해봤는데요.

대부분이 믿기 어렵다.

이런 대답이 대부분이었고요.

일단 쿠팡이 유출자로 자신들이 지목한 전직 직원을 직접 조사했다는 건데 유출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건 쿠팡이거든요.

그런데 그런 쿠팡이 이런 조사를 하는 게 과연 타당한지, 또 그리고 그 조사를 제대로 할 수 있었는지가 의문입니다.

쿠팡 입장에서는 책임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유출자와 말을 맞춘다거나 증거를 조작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거죠.

쿠팡은 발표문에서 이 부분을 강조를 했습니다.

제3자에 대한 전송이 없었다.

그러니까 또 다른 외부 유출이 없었다는 건데 현재 쿠팡에서 자신도 모르는 무단결제가 이루어져서 피해자가 나오고 있다, 이런 2차 피해 가능성이 제기가 되고 있거든요.

쿠팡 입장에서는 이게 사실 가장 두려운 대목입니다.

이것 때문인지 강제 조사 권한도 없는 쿠팡이 유출자의 진술과 또 그 유출자가 자진해서 제출한 증거만으로 내린 결론을 마치 공신력 있는 기관이 내린 조사 결과인 것처럼 발표하는 것은 상당한 문제가 있다 이런 지적이 나오는 겁니다.

◀ 앵커 ▶

셀프 조사를 했으니까 이게 제3자에게 전송한 게 없었던 건지 지워진 건지 알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사실 이렇게 대놓고 한국 정부를 무시하는 듯한 행태라고 할까요?

패싱 발표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뭔가 다른 의도가 정말 있는 건가 싶기도 합니다.

왜 이런 식으로 발표를 한 건가요?

◀ 기자 ▶

출발은 사실 정보 유출사태였잖아요.

그런데 그전에 과거에는 노동자 사망 사고대처 등 그런 문제점들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김범석 의장의 형사처벌까지도 언급이 되고 있고요.

여기에 이제 국세청의 세무조사 또 영업정지 검토, 이런 범정부 차원의 쿠팡 대책도 논의가 되고 있어요.

이런 상황에서 쿠팡 측이 뭔가 여론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만들어 보려는 의도가 있는 것 같다.

이런 분석들이 나오고 있고요.

또 발표문을 자세히 보면 쿠팡이 의도적으로 피해 사실을 최소화하려는 것으로 엿보이는데 이거는 뭐 민형사상 책임을 어떻게든 줄여보려 한다 이런 의도로 읽힙니다.

◀ 앵커 ▶

여론을 유리하게 가져간다.

이렇게 하면 책임이 줄 거라고 생각하는가 싶기도 하네요.

그리고 한국 정부가 어차피 못 찾을 거다 이런 생각도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런데 이번에도 사실 발표문 달랑 한 장만 있고 자세한 내용은 없고 증거는 물론이고 향후 대책이나 배상 문제 그리고 김범석 의장 이야기는 전혀 없잖아요.

◀ 기자 ▶

맞습니다.

오늘 발표문을 보면 허술한 보안에 대한 대책은 아예 언급이 없습니다.

여기에 피해자 보상 문제에 대해서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이 한 줄만 달랑 들어가 있고요.

그리고 관심이 가장 모이고 중요한 부분이 김범석 의장의 사과 그리고 청문회 출석여부인데 이 부분에 대해서 아무런 이야기가 없습니다.

아직도 우리 국민들이 왜 이른바 탈팡을 하면서 쿠팡을 비판하고 있는지 이 부분에 대해서 제대로 된 현실 인식이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당장 다음 주에 국회 청문회가 예정되어 있거든요.

이에 대해서 최소한의 입장도 없다 보니까 쿠팡이 신뢰 회복에 첫발을 내딛지도 못하고 있다, 이런 평가가 나올 수밖에 없는 겁니다.

◀ 앵커 ▶

종이 한 장짜리 셀프 조사 결과발표.

이지수 기자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