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조건희

로맨스·노쇼까지‥200억 보이스피싱 일망타진

입력 | 2025-09-23 06:54   수정 | 2025-09-23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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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태국 파타야를 거점으로 활동하며 약 2백억 원을 가로챈 범죄 조직이 붙잡혔습니다.

사기 유형에 따라 팀을 세분화해 전문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걸로 조사됐습니다.

조건희 기자입니다.

◀ 리포트 ▶

한 남성이 포승줄에 묶인 채 인천국제공항 입국장 밖으로 나옵니다.

또 다른 남성 3명도 붙잡혀 뒤를 따릅니다.

태국 파타야를 거점으로 활동해 온 범죄 조직 일당이 국내로 송환되는 모습입니다.

이들은 지난해 7월부터 1년간 국내 거주 피해자 878명을 상대로 약 210억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습니다.

30대 중국인 총책은 본부장 3명과 4명의 팀장을 두고, 로맨스스캠, 코인사기, 노쇼사기, 기관사칭사기를 팀별로 전담시켰습니다.

연애 빙자 사기인 로맨스스캠팀의 경우 SNS로 확보한 인물 사진으로 친밀감을 형성한 뒤 ″특정 사이트에 입금하면 함께 여행할 항공권을 받을 수 있다″고 속였습니다.

이 수법에 속은 사례만 676건, 피해액은 131억 원에 이릅니다.

[임정완/서울경찰청 금융수사2계장]
″종합 사기조직으로 주로 단일 수법을 이용하던 기존의 조직들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범행이 드러나는 걸 막기 위해 조직원 생활도 엄격히 관리했습니다.

가명을 쓰게 하고, 외출·외박은 물론, 개인 휴대전화 사용도 막았습니다.

총책과 갈등을 빚은 조직원의 경우 흉기로 무차별 폭행하기도 했습니다.

조직을 일망타진한 건 태국 경찰과 공조 덕입니다.

지난 6월, 조직원 한 명이 한국대사관에 ″감금됐다″고 신고하자 태국 경찰이 한 리조트를 급습해 조직원 20명을 검거하면서 수사는 급물살을 탔습니다.

[탓차이 피타닐라붓/태국 스캠 TF 단장]
″태국에선 이민법 위반으로만 처리하고, 한국에 이송해서 한국 법 따라서 처리하는 게 좋겠다 해서‥″

경찰이 검거한 조직원은 전체 36명 중 34명으로 이 중 25명을 송환해 21명을 구속했습니다.

경찰은 태국 경찰이 현지에 잡아 놓은 총책 등 9명도 곧 송환할 방침입니다.

MBC뉴스 조건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