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신지영

총리의 90도 인사와 깜짝 드럼 듀엣쇼‥극진한 환대, 그 뒤엔 [특파원의 눈]

입력 | 2026-01-14 20:16   수정 | 2026-01-14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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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일본이 이번 한일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여준 환대 속엔, 한중 관계가 밀착되는 걸 경계하고 한일 간 관계 개선의 기조를 지켜나가겠다는 의도가 숨어있습니다.

하지만 한일 양국의 화해 분위기가 이어지려면 앞으로 어떤 행동으로 이어지냐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

특파원의 눈, 도쿄 신지영 특파원입니다.

◀ 리포트 ▶

관례를 깨고, 허리를 깊게 숙여 이재명 대통령 부부를 맞이하는 다카이치 총리.

[다카이치 사나에/일본 총리 (어제)]
″안녕하세요, 제 고향에 정말 잘 오셨습니다.″

깜짝이벤트가 된 드럼 합주 후엔 격한 칭송의 말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다카이치 사나에/일본 총리 (어제)]
″대통령께서 10분, 5분 만에 드럼을 칠 수 있게 됐어요!″

이런 이례적 극진함은 ′진심 어린 환대′를 뜻하는 일본어 ′오모테나시′ 그 이상이었습니다.

일본 언론의 태도도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반년 전만 해도 이 대통령이 ′언제 반일로 돌아설지 모른다′던 일본 언론들이 지금은 그의 외교력을 칭송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한국과 잘 지내야 한다′는 조언까지 합니다.

대표적인 보수 언론 요미우리신문은 ″후퇴하지 않는 강고한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이런 배경엔 일본을 압박하는 중국, 그리고 동맹 대신 중국의 손을 들어주기로 한 미국이 있습니다.

갑자기 달라진 역학 구도 속에서, 내 편을 찾아 한국에 손을 내미는 셈입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한일 관계는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당장 다음 달엔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이른바 ′다케시마의 날′ 행사가, 그 뒤엔 교과서 검정, 외교 청서 발표 등 민감한 현안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습니다.

[사하시 료/도쿄대 동양문화연구소 교수]
″(다음 현안은) 2월 22일, 다케시마의 날이라고 생각합니다. 거기 다카이치 정권이 어느 정도 등급의 정부 관계자를 보낼 것인가.″

조세이탄광 수몰사고 현장에서 수습된 유골의 유전자 감정을 공동 진행하기로 한 건 ′의미 있는 진전′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희생자 대부분이 여전히 80년 넘게 바닷속에 잠겨 있습니다.

[이노우에 요코/′조세이 탄광 수몰사고를 역사에 새기는 모임′ 대표]
″183구나 있다고 알려진 유골을 전부 (저희가) 수습하는 건 매우 곤란한, 자금 문제도 있기 때문에 정부와의 교섭을 강화해 나가고 싶고요.″

온갖 환대와 미사여구보다 중요한 건 결국, 행동입니다.

한일 관계가 진정한 미래지향적 관계로 나아가기 위해, 말이 아닌 행동으로 신뢰를 쌓아가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합니다.

도쿄에서 MBC뉴스 신지영입니다.

영상취재: 이장식, 김진호(도쿄) / 영상편집: 민경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