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도윤선

피의자가 SNS 스타?‥"죽음이 조롱거리인가" [기자의눈]

입력 | 2026-02-26 20:17   수정 | 2026-02-26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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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모텔 연쇄 살인 사건을 경찰로부터 넘겨받은 검찰이 피의자 김 모 씨에 대한 신상공개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앞서 경찰은 신상공개를 하지 않기로 했는데요.

비슷한 살인 범죄인데 누구는 공개하고 누구는 비공개하고, 때마다 다른 잣대가 수사기관의 신뢰를 떨어트리고 있습니다.

<기자의눈> 도윤선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모텔 연쇄 살인′ 사건 피의자 22살 김 모 씨의 인스타그램 계정입니다.

사건 발생 직후 200여 명이던 팔로워가 최근 1만 1천여 명까지 치솟았습니다.

김 씨의 나이, 출신 학교 같은 신상을 털며 비난하는 댓글이 많습니다.

김 씨의 외모를 언급하며 ′무죄′라고 감싸거나 거꾸로 피해자 탓을 하는 내용도 보입니다.

사적 제재와 2차 가해가 무차별 벌어지고 있는 겁니다.

검찰은 김 씨의 SNS 계정을 비공개로 바꾸고 신상정보공개 여부를 판단하는 심의위를 열지 검토하고 있습니다.

법적 신상 공개 요건은 세 가지입니다.

범행 수단의 잔인성과 피해의 중대성, 충분한 증거, 공익성을 모두 충족해야 합니다.

앞서 경찰은 신상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짧은 기간 살인죄 입증을 위한 수사에 매달리다 보니 심의위를 열 겨를이 없었다고 했습니다.

신상 공개 잣대가 그때마다 다르다는 지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서울 북부지검은 지난 2024년 9월 서울 중랑구의 한 아파트에서 70대 이웃을 마구 때려 숨지게 한 최성우의 신상을 공개했지만, 두 달 앞서 은평구에서 흉기를 휘둘러 40대 이웃을 숨지게 한 백 모 씨에 대해서는 서울경찰청과 서부지검 모두 신상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망상에 빠져 일면식도 없는 이웃을 잔인하게 살해한 공통점이 있지만, 판단은 수사기관마다 달랐던 겁니다.

[이윤호/동국대 경찰행정학과 명예교수]
″기준 자체가 애매하잖아요. 재범의 우려, 범죄의 심각성, 수법의 잔인성 뭐 이런 것들인데 그거 하나같이 다 주관적이잖아요.″

′모텔 연쇄 살인′ 두 번째 사망 피해자 유족 측은 ″우리 사회가 경험한 가장 냉혹하고 계획적인 연쇄 범죄 중 하나″라며 김 씨의 신상을 공개해달라고 촉구했습니다.

또 ″가족의 죽음이 조롱거리가 되고 있다″며 2차 가해에 대해서는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했습니다.

신상정보공개 제도는 2010년 정식 도입된 뒤에도 범죄 예방 효과가 있는지 논란은 계속돼 왔습니다.

기준마저 오락가락한다면, 사적 제재를 정당화하는 빌미가 될 수 있습니다.

<기자의눈> 도윤선입니다.

영상편집: 배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