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민형

[단독] 전쟁 한 달째, 호르무즈 고립 선원 "밤에도 최소한의 불빛만"

입력 | 2026-04-01 20:02   수정 | 2026-04-01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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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현재 호르무즈해협 일대에는 우리 선원 173명이 고립돼 있습니다.

이 가운데 한 달째 선상에 갇혀 있는 한 선원과 어렵게 연락이 닿았는데요.

근거리에서 미사일 폭격을 목격한 뒤 공포에 떨고 있었고, 혹시 위험에 노출될까 봐 밤에도 거의 불을 끄고 생활한다고 말했습니다.

김민형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리포트 ▶

호르무즈해협 안쪽 페르시아만.

여기서 한 달 넘게 갇혀 있는 한 선원과 어렵게 연락이 닿았습니다.

가장 힘든 게 뭔지 메신저로 물어봤습니다.

지난 3월 초, 이 배 선원들은 근거리에서 미사일 폭격을 목격했습니다.

당시 미사일이 떨어지면서 밖에 잔해물과 미식별 물체들이 주위에 떨어지는 것도 직접 봤습니다.

이 선원은 ″태어나서 처음 느끼는 공포감″이라고 했습니다.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했습니다.

선원들은 보통 승선하며 선사와 정보 서약을 맺는데요.

이 계약 때문에 외부와 대화는 불가능하고 전화도 할 수 없어서, 메신저로 이틀에 걸쳐 대화를 나눴습니다.

폭격을 목격한 뒤 선박은 좀 더 안전한 해역으로 이동했습니다.

그래도 외국 선박 피격 소식을 접할 때마다 늘 불안하다고 합니다.

실제 최근 한 달간 이 일대 선박이 공격받은 게 16건이었고, 의심 사건까지 합하면 25건에 달합니다.

선원은 언제 어디서 드론이나 미사일, 잠수정이 올지 모르는 게 스트레스라고 했습니다.

배 위로는 웬만하면 나가지 않고, 밤에도 혹시 표적이 될까, 불을 거의 켜지 않는다고 합니다.

늘 불안한 상황.

하지만 가장 답답한 건 전쟁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겁니다.

선원은 ″휴전이나 전쟁 종식 기대치가 점점 줄어들어서 심적으로 힘들다″고 했습니다. ″미국 트럼프의 오락가락한 말들과 행동들로 어떤 방향성이 없다″는 겁니다.

최근 쌀과 고기, 채소와 생수를 추가로 보급받아 석 달 치 식량이 남았습니다.

고추장과 간장 같은 양념이 부족할까 봐 조리장이 걱정하지만, 음식량은 충분하다고 합니다.

샤워는 평소처럼 바닷물을 정수해 씁니다.

해양대 실습생과 계약이 끝난 선원 등 10명이 하선해, 현재 한국인 선원 173명이 남아 있습니다.

[김두영/전국해상선원노조연맹 위원장]
″선원들한테도 지금 정세 얘기들은 서로 나누고 있고요. 다들 카톡이 되니까 (소식을) 보고 있으면서도 큰 동요는 없습니다. 장기화 될 거라는 것을 서로 예상을 했기 때문에.″

해수부는 선원들 안전과 보급 상황을 확인하고 마지막 한 명이 내릴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김민형입니다.

영상취재: 위동원 / 영상편집: 이유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