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윤수한

[단독] '군대판 이근안' 추적했더니‥보국훈장 그대로

입력 | 2026-04-12 20:22   수정 | 2026-04-12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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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고문 기술자′ 이근안의 사망을 계기로, 국가폭력 가해자들로부터 여태 박탈하지 않은 훈장과 표창들이 논란인데요.

′보안사 이근안′이라고 불린 군대판 고문기술자, 고병천도 아직 전두환 정권 때 받았던 훈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윤수한 기자 단독보도입니다.

◀ 리포트 ▶

1980년대 전두환 정권의 ′재일동포 간첩조작 사건′ 피해자 윤정헌 씨.

45일간 이어진 고문은 유학생을 간첩으로 둔갑시켰습니다.

[윤정헌/′재일동포 유학생 간첩조작사건′ 피해자]
″옷을 벗기고 손발 다 묶이고, 그러고 나서 얼굴에다가 젖은 수건으로 덮고 거기에다가 주전자로 물 계속 부어요.″

′보안사 이근안′이라고 악명을 떨친 고병천 당시 군 수사관이 고문을 지휘했습니다.

고문 사실은 윤씨가 누명을 벗은 재심 과정에서도 드러났습니다.

고병천은 ″고문한 적 없다″고 발뺌하다 위증죄로 징역 1년형이 확정됐습니다.

MBC가 확보한 고병천의 보국훈장 기록입니다.

재일동포 고문 수사가 한창이던 1981년 12월 ′간첩 검거′로 받았다고 돼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박탈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상훈 담당 부처인 행정안전부에 왜 취소를 안 했는지 물었습니다.

행안부 측은 ″자료를 갖고 있는 군에서 먼저 판단한 뒤 요청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사실이 아닙니다.

지난 2019년부터 법이 바뀌어 다른 기관 요청이 없어도 행안부가 서훈 취소를 심의할 수 있는데도 책임을 떠넘긴 겁니다.

국방부에도 물었습니다.

국방부 측은 ″너무 오래전이라 남아 있는 공적 자료가 많지 않다″고 했습니다.

′간첩 검거′라고 적힌 기록만으로는 거짓 공적임을 증명하기 어려”워 취소가 어렵다는 설명입니다.

민주화 이후 과거사위나 진실화해위가 국가폭력 사건 재심을 이끌고, 줄줄이 무죄가 선고되고 있는데도 드러난 국가폭력 사건이 얼마나 되는지, 고문과 조작에 가담한 가해자가 누군지, 제대로 집계도 되지 않고 있습니다.

[변상철/1기 진실화해위 조사관]
″시스템상으로는 쉬운 문제입니다. 법무부나 검찰이 (재심) 무죄 목록 주고 진실화해위에서 결정 나온 목록 주고 ′이거 행안부가 검토해서 각 부처에다가 이거 확인해 주세요′라고 하면‥″

국가폭력 공로로 준 상훈을 바로잡지 않고 너무 오래 내버려두고 있는 것도 국가가 책임져야 할 잘못입니다.

MBC뉴스 윤수한입니다.

영상취재: 전효석, 김창인 / 영상편집: 김기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