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백승우

"아들 만나봐"는 일상‥"콧줄로 흑염소 달인 물 넣어달라" 요청도

입력 | 2026-05-12 20:25   수정 | 2026-05-12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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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의료현장에서 간호사들이 일부 환자들이나 보호자들에게 잔심부름은 물론 폭언에 시달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데요.

국제 간호사의 날을 맞아 간호사들의 이야기를 백승우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 리포트 ▶

코미디언 이수지 씨가 입원 환자를 연기한 유튜브 영상.

[이수지/코미디언]
″야 간호사야, 밥 언제 내오니?″

간호사에게 반말로 식사 불평을 하는가 하면 갑작스레 난감한 제안을 꺼냅니다.

[이수지/코미디언]
″우리 아들이랑 또래구나. 우리 아들 한번 만나볼래요?″

영상에는 ″간호사인데 소름 돋는다″, ″오늘 아침에도 저런 분 상대하고 온 거 같다″ 같은 댓글들이 이어졌습니다.

현직 간호사들은 이 정도는 이른바 ′진상환자′ 축에도 못 든다고 합니다.

[25년 차 간호사]
″뭐 ′아들 만나봐라′ 이거는 병원에서는 너무 일상 있는 얘기라서 뭐 ′며느리 삼자′부터 시작해서 뭐 ′편의점에서 당연히 물건 사달라′고 하는 거는 너무 흔하게 있는 일이고요.″

[12년 차 간호사]
″이제 콧줄이라고 경장 영양(액체영양식)으로 해서 드리는 건데 ′우리 엄마가 기력이 없는 것 같으니 흑염소 달인 물을 줄 테니 그걸 넣어주면 안 되냐′.″

간호사를 하대하는 듯한 민원들에 의료인으로서의 자부심은 사라지기 일쑤입니다.

하지만 정색하거나 법적, 행정적으로 대응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10년 차 간호사]
″업무를 해야 되는 것만으로도 이미 벅찬데 그 건으로 뭔가 문제를 삼아서 이슈화를 시키게 되면 그것도 사실 일이거든요. (병원에서도) ′그냥 뭐 시간 있으면 잠깐 해주면 되지 뭘 그렇게까지 해′.″

여성이 많은 특성상 성희롱, 성폭력에 노출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12년 차 간호사]
″혈압을 재려면 이렇게 손을 들어야 되거든요. 그러면 간호사들 가슴 쪽으로 이렇게 와요. ′내 손이 이런 걸 어떡하느냐 네가 잘해야지′.″

오늘은 국제 간호사의 날.

간호사 62%는 업무 중 폭언을 경험했고, 열악한 업무환경에 이직 고려율은 72%에 달하는 걸로 조사됐습니다.

실제 간호사 면허 소지자 10명 중 4명은 의료현장을 떠난 상태입니다.

간호사 인력난은 결국 환자 안전과 의료 서비스 질에 악영향을 미치는 만큼, 보다 적극적인 해결책이 나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MBC뉴스 백승우입니다.

영상취재: 이원석 / 영상편집: 김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