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이민석

[단독] 터무니없는 '인민군 침투'‥세금으로 도서관에 버젓이

입력 | 2026-05-18 20:17   수정 | 2026-05-18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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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5·18 민주화 운동을 부정하고 희생자들을 모욕하는 오랜 주장, ′북한군 개입설′이죠.

그런데 이런 터무니 없는 내용이 담긴 책들이 전국 공공도서관에 버젓이 꽂혀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제대로 심사도 하지 않고 국민 세금으로 역사 왜곡 도서를 사들이는 건데요.

이민석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 리포트 ▶

부정선거 음모론자들 집회에 나타난 지만원 씨.

대표적 5·18 허위 주장인 북한군 투입설을 퍼트려 명예훼손 등으로 2년간 옥살이하고도 그대로입니다.

[지만원]
″사건을 주도한 핵심 세력은 북한과 연계된 550명의 극렬분자인데…″

그런데 극우 집회에서만 들리는 얘기가 아닙니다.

서울시교육청이 운영하는 한 도서관.

지 씨가 6년 전 낸 책이 서가에 꽂혀 있습니다.

′5·18은 김일성과 김대중이 야합한 북한의 게릴라 침략′이라며 ′60살의 인민군 원수가 광주에 내려와 북한특수군 6백 명을 지휘했다′는 터무니없는 내용이 나옵니다.

이 책에서만 66차례 반복됩니다.

서울시교육청이 운영하는 또 다른 도서관.

5·18 원인을 유언비어로 지목하고 전두환 책임을 부정한 ′이순자 자서전′은 대출 중입니다.

[서울시교육청 B도서관 직원]
″지금 대출 중이라서 예약하셔야 하는데 예약 도와드릴까요?″

5·18 기념재단이 정리한 광주 민주화운동 왜곡 도서는 모두 45권.

지 씨 책이 23권이고, 전두환과 노태우 회고록도 포함돼 있습니다.

MBC 취재 결과, 전국 시도교육청 산하 공공 도서관 232곳 가운데 35곳이 이런 역사왜곡 도서를 한 권 이상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대법원이나 국방부가 허위로 판명한 내용인데도, 도서관 이용자들이 구매를 신청하면 제대로 심사하지 않은 채 세금으로 사들이는 겁니다.

[경기도교육청 C도서관 직원]
″책이 1년에 만 권이 넘게 들어오는데 그것을 다 그렇게 할 수는 없어서…″

취재가 시작되자 일부 도서관은 열람을 제한했고, 외부 위원들과 폐기 여부를 논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재의/5·18 기념재단 연구위원]
″희생자와 유가족에 대한 명백한 2차 가해거든요. 무조건 그것을 구입을 해줄 문제가 아니고 실질적으로 심의가 이뤄져야 한다…″

5·18 재단은 왜곡 도서 목록을 갱신하며 대응하고 있지만, 지만원 씨는 지난 1월에도 비슷한 내용의 책을 또 출판했습니다.

MBC뉴스 이민석입니다.

영상취재: 임지환, 정영진 / 영상편집: 김기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