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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필희
거대한 검은 벽이 삼켜버린 하얼빈‥종말의 날이 이런 모습?
입력 | 2026-06-01 20:29 수정 | 2026-06-01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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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거대한 검은 모래 폭풍이 중국 하얼빈을 집어삼키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마치 종말의 날을 연상시키는 장면인데요.
폭염과 모래바람, 벼락이 한 번에 발생한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라는데.
역시 지구 온난화가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베이징 이필희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 리포트 ▶
거대한 검은 벽이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서서히 아파트 단지로 다가옵니다.
도시는 금세 어둠에 휩싸입니다.
[하얼빈 시민]
″세상에, 너무 무서워요. 저기 봐, 저기 봐 또 하얀 섬광이 번쩍였어요.″
칠흙 같이 어두워진 하늘 저편에서 무언가 번쩍 하는 순간 맞은편 아파트 단지 전기마저 끊깁니다.
어제 오후 다섯 시 반쯤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을 모래 폭풍이 집어 삼켰습니다.
[하얼빈 운전자]
″빨리빨리 다 닫아! 모래 폭풍이 온다, 모래 폭풍이 몰아치고 있어.″
시속 127km의 태풍급 검은 바람에 경기장 관중석 지붕이 뜯겨나갔고, 곳곳에서 나무와 전봇대가 쓰러졌습니다.
전기가 끊기면서, 롤러코스터는 지상 100미터 높이에서 멈춰버렸습니다.
모래 폭풍은 40분간 지속됐습니다.
사막에서나 있을 법한 강풍과 뇌우를 동반한 모래 폭풍이 하얼빈에서 발생한 건, 서로 다른 기상 조건이 이례적으로 동시에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북쪽에서 내려온 찬 공기로 기온이 갑자기 20도 이상 뚝 떨어지면서 천둥 번개를 동반한 구름이 만들어졌습니다.
이 구름 속 수증기가 냉기와 결합해 삽시간에 폭포처럼 쏟아져 퍼졌고, 하필 그 순간 몽골 쪽에서 날아온 모래와 하얼빈 인근 메마른 흙먼지가 합해지면서 거대한 모래 폭풍이 만들어진 겁니다.
[중국기상 블로거]
″각각의 상황들이 단독으로 나타나는 현상은 특별하지 않지만, 같은 날 동시에 발생한 것은 매우 드문 일입니다.″
기온이 35도까지 치솟았던 하얼빈을 북극의 한기가 덮친 건, 한기를 막아줄 제트기류가 지구 온난화로 약화됐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헤이룽장성 기상 당국은 앞으로 일주일 동안 악천후가 반복될 거라고 예보했습니다.
베이징에서 MBC뉴스 이필희입니다.
영상편집 : 이정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