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민욱

[기자의 눈] 창당 '첫 당선자' 낸 녹색당‥거대 양당 구도 속 힘겨운 기후정치

입력 | 2026-06-05 20:30   수정 | 2026-06-05 21:00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 앵커 ▶

그제 선거에서는 녹색당 후보가 경북 안동시의원에 당선되면서 2012년 창당 이후 녹색당의 첫 공직선거 당선자가 됐습니다.

하지만 거대 양당 중심 선거제도 아래서는 이런 군소정당의 목소리가 묻히기 쉽고, 기후위기 대응 같은 장기적 추진이 필요한 정책들이 뒷전으로 밀려나기 쉽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민욱 환경전문기자가 기자의 눈으로 살펴봤습니다.

◀ 리포트 ▶

보수세가 강한 경북 안동에서 삼수 끝에 기초의회 입성에 성공한 서른일곱 살 허승규 당선인.

지난 2012년 창당한 녹색당이 14년 만에 배출한 ′첫 공직선거 당선인′입니다.

[허승규/안동시의원 당선인 (녹색당)]
″제가 8년 동안 안동에서 제일 많이 들었던 말이 ′그 사람은 괜찮은데 당이 옳지 않아서 안 된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거든요.″

실제로 이번 지방선거에서 교육감을 제외한 전체 당선인 4천211명 가운데, 거대 양당이 아닌 정당이나 무소속은 213명, 5.1%에 불과합니다.

제주도의회 비례대표로 선거를 치른 녹색당 김순애 후보.

비례 후보만 낸 정당은 마이크도, 현수막도, 유세차량도 쓸 수 없어 자전거를 타야만 했습니다.

적극적인 환경정책을 앞세운 녹색당은 8년 전 선거에서 단 0.13% 포인트 차이로 도의회 입성에 실패했을 만큼 제주에서 나름 단단한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운동장은 여전히 기울어져 있었습니다.

[김순애/제주도의회 비례후보 (녹색당)]
″1등하고 2등하는 선수들이 이 규칙을 짜고 있는 거고 3등, 4등, 5등, 6등 그 수많은 어떤 그 선수들은 (규칙을 짜는데) 들어가고 있지 못하다‥″

기후위기 대응에는 주민 생활에 밀착한 지방정부의 촘촘한 정책이 필수적입니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탄소감축 방안을 공약으로 제시한 단체장 후보는 고작 3.4%.

거리에는 온갖 개발 공약만 펄럭였습니다.

[서복경/정치학 박사·더가능연구소 대표]
″이 두 당이 관심이 없거나 아니면 외면하는 이슈 같은 경우에는 지역 유권자들이 들을 기회 자체가 없습니다. 제3, 4당 후보들 같은 경우에는 유권자를 만날 기회 자체가 차단되는 게 현재 제도의 문제입니다.″

사정은 중앙 정치도 비슷합니다.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올해 2월까지 강화된 탄소 감축 법안을 내놔야 했던 국회 기후특별위원회는, 별다른 성과 없이 지난 1일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지방선거 이틀 뒤, 오늘은 ′세계 환경의 날′입니다.

다양성을 담아내지 못하는 소선거구제, 군소정당의 입을 막는 선거법 조항들.

정말 이대로 괜찮은지, 이제는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요?

기자의 눈, 김민욱입니다.

영상취재 : 위동원, 김준형, 차영우(안동) / 영상편집 : 박초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