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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필희
만리장성에서 일본풍 북 공연?‥룰루레몬, 서둘러 사과·삭제
입력 | 2026-06-20 20:24 수정 | 2026-06-20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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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캐나다 운동복 회사인 룰루레몬이 중국 만리장성에서 진행한 홍보 행사에서 북 공연을 했다가 사과하는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중국 전통 북이 아니라 일본풍의 북이라는 논란에 휩싸이며 비판을 받았고 불매운동 조짐까지 일었습니다.
베이징 이필희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 리포트 ▶
중국 베이징의 만리장성.
두 남성이 망루에서 북을 힘차게 두드립니다.
캐나다 운동복 회사 룰루레몬이 요가 홍보를 위해 마련한 행사입니다.
그런데 ′중국의 큰 북을 울린다′는 이 공연이 논란이 됐습니다.
중국의 전통 북 공연은 북을 눕혀놓은 뒤 위에서 아래로 내려치며 떠들썩한 축제처럼 공연하는 데 반해 이번 공연은 북을 세워 놓고 옆에서 치는 절제된 무술 같은 모습이었기 때문입니다.
당장 일본식 공연이라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쉬양/중국 타악기 연주자]
″만리장성 위에 등장한 악기는 그 형태와 연주 방식, 그리고 연주의 핵심적 성격까지 모두 일본 태고(太鼓) 체계에 속하는 것이었습니다.″
누리꾼들은 중국의 상징인 만리장성에서 일본풍 북을 두드린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며 거세게 반발했습니다.
불매운동으로 확산될 조짐에 룰루레몬은 서둘러 사과의 뜻을 밝히고 관련 홍보물을 모두 삭제했습니다.
중국에서는 외국 기업들이 민족주의 감정을 건드렸다 곤란을 겪는 일들이 종종 발생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드라마 북극성에서 배우 전지현은 중국이 전쟁을 좋아한다는 대사를 했다가 중국에 대한 모욕이라는 반발에 광고에서 사진이 일제히 삭제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감정이 실제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예전 같지 않은 모습입니다.
미국과 중국의 관세 전쟁 와중에도 할리우드 영화 ′주토피아2′는 중국 내 흥행 1위를 기록했고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발언에도 일본의 가성비 초밥 체인점은 줄을 서서 먹어야 할 만큼 중국 젊은이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중국 소비자들은 여전히 강한 애국주의 감정을 보이고 있지만, 지갑을 열 때만큼은 이익과 만족도를 더 우선시하는 모습이기도 합니다.
베이징에서 MBC뉴스 이필희입니다.
영상편집: 강내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