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문다영

[소수의견] 말 못 하는 고통 듣는 법‥"예외 인정해 달라"

입력 | 2026-06-22 20:41   수정 | 2026-06-22 21:16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 앵커 ▶

오늘은 장애인 학대를 막고 대책을 마련하자는 취지로 지정된 제1회 ′장애인 학대 예방의 날′입니다.

현행법은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 대화를 대화 당사자가 아닌 사람이 녹음하는 것을 예외 없이 금지하고 있는데요.

장애인단체는 학대 피해를 입증할 사실상 유일한 수단이 녹음이라며 예외를 인정해달라고 촉구했습니다.

<소수의견>, 문다영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장애인 학대 예방의 날′을 맞아 대법원 앞에 장애인과 비장애인 50여 명이 모였습니다.

[박김영희/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상임대표]
″학대라는 것을 당하고 있다는 것을 고민해야 되는 날까지 만들어야 되는 이 현실이 정말 괴롭습니다.″

이들은 장애인 학대 피해와 관련한 제3자 녹음을 법정 증거로 인정해달라고 촉구했습니다.

[김예지/국민의힘 의원]
″학대로부터 가장 취약한 사람들을 보호할 수 있는 기준을 세워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지난 2022년 웹툰 작가 주호민 씨 부부가 자폐성 장애인 아들의 특수교사를 고소한 게 발단이었습니다.

아들 옷에 몰래 넣어둔 녹음기에는 교사의 육성이 담겼고 이를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1심 법원은 장애 아동에게 스스로 방어할 능력이 없다며 부모의 녹음 행위를 정당하다고 보고 교사의 정서적 학대를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2심 판단은 정반대였습니다.

공개되지 않은 타인의 대화를 녹음해서는 안 된다는 통신비밀보호법을 적용해 불법 녹음은 증거로 인정되지 않는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교원단체는 ″학교에서 확산하는 불법 녹음이 근절되고, 교육 활동을 고소로 해결하고자 하는 잘못된 풍토가 개선되기를 바란다″며 환영했습니다.

반면 장애인단체는 발달장애 아동이나 중증장애인에게 보호자의 녹음은 사실상 유일한 피해 입증 수단이라고 호소합니다.

미국과 독일에서는 학대 증거 수집이나 공익 등을 목적으로 한 비밀 녹음의 경우 법원이 심사해 증거로 인정하기도 합니다.

[차성안/서울시립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한국이 과연 그런 나라들보다 장애인의 인권이 더 잘 보장되고 있습니까? 그런 합리적인 예외조차 전혀 인정받을 수 없는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재작년 한해 전체 장애인 학대 피해 중 발달장애인 피해는 1,030건, 비율은 70%를 넘어 가장 많습니다.

그들의 고통을 듣는 법, 우리는 아직 답을 찾지 못했습니다.

소수의견, 문다영입니다.

영상취재: 김해동 / 영상편집: 이소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