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김주예

전국 병원 '41곳' 거절당하다‥세상 못 나온 태아

입력 | 2026-05-05 07:38   수정 | 2026-05-05 10:02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 앵커 ▶

지난 주말 응급 상황을 맞은 임신부가 병원 40여 곳을 헤매다 끝내 뱃속의 아기를 잃었는데요.

이런 상황을 대비해 모자 의료센터를 지정해놨지만 응급상황에서 지역의료체계는 전혀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김주예 기자의 보도입니다.

◀ 리포트 ▶

한밤중 골목길로 들어서는 구급차.

산부인과 병원 건물 앞에 멈춰 서자, 임신부가 구급차에 탑승합니다.

임신 29주 차인 30대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태아 심박수가 급격히 떨어진 상황.

고위험 산모를 전담하는 권역모자의료 센터인 충북대병원은 당시 신생아 중환자실에 여유가 있었지만, 임신부를 받지 못했습니다.

산과 전문의 2명 중 1명이 해외 연수 중이어서 야간 당직을 설 인력이 없었던 겁니다.

[충북대병원 관계자 (음성 변조)]
″(산부인과 전문의 모집 공고에) 한 명의 지원자도 없는 상황입니다. 전국적으로 산부인과를 선택하는 전공의 수가 줄고 있는…″

충남과 대전엔 24시간 신생아 분만과 진료가 가능한 지역모자 의료센터 3곳이 있었지만 남은 병상이 없거나 수술을 할 산과 전문의가 없다는 이유로 수용을 거부했습니다.

[대전 모 대학병원 관계자 (음성 변조)]
″인큐베이터나 신생아 중환자실로 이동을 해야 되는데. 신생아 중환자실이 꽉 차 있는 상태였고…″

모두 41곳에서 수용을 거부당한 산모는 결국 신고 3시간 20여 분만에 소방 헬기를 타고 부산 동아대병원으로 옮겨져 긴급 수술을 받았지만, 태아는 숨졌습니다.

권역 1곳, 지역 3곳의 모자의료센터를 지정해 놓고도 정작 응급 상황에서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 현실에 지역 임신부들은 불안하기만 합니다.

[김진아/충북 청주시 오송읍]
″만약에 저도 응급 상황이 생기면 주변에 상급 병원이 있어도 해결이 안 될 수도 있다는…″

[황유경/충북 청주시 수곡동]
″산모의 응급 상황이라는 게 사실 저도 겪을 수 있는 거고, 지역 사회의 모든 산모들이 겪을 수 있는 건데…″

보건복지부는 모자의료센터 체계를 개편하고 의료진 보상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필수 의료진 부족이라는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비극은 되풀이될 수밖에 없습니다.

MBC뉴스 김주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