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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일
[뉴스 속 경제] 파업 피했지만‥'평균 연봉 12배' 합의가 남긴 것?
입력 | 2026-06-01 07:42 수정 | 2026-06-01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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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삼성전자 노·사가 성과급 협상에 합의하면서 노사 갈등은 일단 정리됐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태가 앞으로 우리 사회에 미칠 파장이 적지 않은데요.
이성일 경제전문기자에게 관련 이야기 들어 보겠습니다.
일단락, 한숨 돌린 게 주가에도 반영됐죠?
◀ 기자 ▶
삼성전자 노사 갈등은 지난달 27일, 조합원들이 투표로 합의안을 받아들이면서 마무리됐습니다.
한동안 눌렸던 삼성전자의 주가는 이후 강하게 반등했고, 차세대 인공지능용 메모리 HBM4E 신제품 샘플 제출 소식에 지난주 후반 시가총액 2천조 원을 넘어섰습니다.
최근 급등한 SK하이닉스, 지난주 1,500조 원, 미국 달러 기준 1천억 달러 돌파할 만큼 강했던 2위 기업과 격차도 유지했습니다.
인공지능 반도체 수요 폭발적 확대 지속, 휴전 가능성이 높아진 이란 전황이 곁들여진 결과지만 파업이라는 걸림돌이 제거된 게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 앵커 ▶
그런데 성과급 규모가 꽤 크죠.
일반 직장인이라면 상상하기 힘든 금액이라서, 후폭풍도 적지 않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 기자 ▶
과거 반도체 호황 때에도 삼성전자 직원들이 성과급으로만 수천만 원씩 받았습니다.
웬만한 직장 1년 연봉이라 부러움 샀던 금액이지만, 이번 성과급과 비교하면 초라해 보입니다.
삼성전자가 예상대로 영업이익 300조 원을 올린다고 가정하면, 메모리 반도체 분야 직원들은 기존 성과급 5천만 원에, 주식으로 받는 특별 상여금을 합쳐 6억 원을 받게 됩니다.
반도체 부문에 속하는 다른 사업부 직원들도 1억 6천만 원 정도 받게 됩니다.
이 중 6억 원 성과급만 따져도 평균 가구의 순자산 규모보다 크고, 근로자 1인당 평균 소득의 12배이고, 호황에 따른 성과급이 2~3년 계속될 경우에는 격차가 더 커질 수밖에 없겠죠.
한 해 30조 원을 넘는 성과급 총액은 거시 정책에 부담을 줄 만한 규모입니다.
고소득층인 삼성전자 직원들은 소비성향이 낮아 성과급을 저축이나 투자로 쓰일 가능성이 높아서, 첫 영향이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나타날 가능성을 경계하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 앵커 ▶
반도체가 아닌 부문들은 우리는 왜 이렇게 적게 주냐 반발을 하고 있고, 다른 기업들도 우리도 수익을 나눠 달라 요구를 하고 있죠?
◀ 기자 ▶
수천만 원 성과급을 받아도 만족감이 높지 않을 상대적 박탈감이 가장 짙은 곳은 삼성전자 내부,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해도, 소속에 따라 성과급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성과급 혜택에서 배제된 휴대전화·가전 부문 노조가 경영진 면담 요구, 집단행동 준비에 들어간 배경입니다.
삼성전자 밖으로 파장은 더 큽니다.
조선·자동차 분야의 대기업 노조들은 이미 영업이익·순이익 10~30% 성과급을 요구하고 나섰고, 다른 분야로 확산될 분위기입니다.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성과급을 계산한 결정은, 폭발력이 큰 사안입니다.
경영자 총협회는 ″영업이익은 노조가 아니라, 주주의 권리이고, 경영 판단에 맡겨야 한다″고 반발했고, 삼성전자 주주들은 권한 침해라고 반발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한 상황입니다.
반도체 산업처럼 일부 호황 산업, 대기업 직원들과 달리, 대다수 산업·노동자들이 소외되면서 양극화·불평등을 키울 수 있는 문제도 있습니다.
노동조합의 책임·연대 의식을 거론한 이재명 대통령의 한 달 전 발언에 담긴 뜻, 노사 합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양극화 심화시켜서는 안 된다는 중앙은행의 인식 모두 파장을 걱정하는 것들입니다.
◀ 앵커 ▶
반도체 산업이 호황을 맞은 것도 얼마 되지 않은 일이고, 앞으로도 좋으리라는 보장도 없는 거잖아요?
◀ 기자 ▶
노사 타협 직전에 나온 주변 국가 반응을 보면 우리가 경계할 점이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금융 시장에서는 반도체 산업에 막대한 투자를 하는 중국 기업들의 주가가 폭등했습니다.
일본 기업이 지배하던 반도체 산업, 주도권을 한국과 대만으로 넘겨주게 된 과거를 되짚는 기사도 나왔습니다.
추격의 기회로 삼아보겠다는 다짐으로 들립니다.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부문은 불과 3년 전에는 16조 넘는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지금 예상하는 역대급 실적 시작된 것은 작년 4분기 이후 2분기, 6개월에 불과합니다.
뒤처졌던 HBM 반도체 개발을 앞당긴 덕이고, 미국 실리콘 밸리에서 예상보다 강하게 투자 열풍이 분 덕입니다.
하지만, 한 해 이익이 300조 원을 넘을 것이라는 예상은 실현되지 않은 미래 예측입니다.
노조의 막대한 성과급 요구에 이어, 나중에 거둬들였지만 청와대 정책실까지 나서 이익의 활용법을 언급했던 것이 지난달입니다.
성과에 기여한 사람들에게 걸맞은 보상을 해주는 것은 중요하지만, 보상 요구가 경쟁이 치열한 산업에서 성과를 어떻게 유지할지, 미래에 대한 고민·질문을 빨리 압도한 것은 아닌지 아쉬움이 남는 대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