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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수
[스트레이트] 연구도 '용역', 관리도 '용역'…출연기관 왜 만들었나
입력 | 2021-08-29 20:52 수정 | 2021-08-29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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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장경 ▶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공기관에 대한 관리가 이렇게 허술해도 됩니까?
◀ 허일후 ▶
그러게요.
병가 기간 중에 다른 데서 일을 하겠다고 신청한 것도 납득이 잘 안 되는데, 재단 간부들의 인식이 더 놀랍습니다.
이게 뭐가 문제냐는 거잖아요?
◀ 장인수 ▶
맞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이런 것들은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 이렇게 물어보면 재단 직원들은 그게 왜 문제냐?
이런 반응을 보여서 좀 많이 당황스러웠습니다.
◀ 허일후 ▶
근무 기강이 이런데 어떻습니까?
서울시의 디지털 정책 연구라는 이 기관이 해야 할 일.
이건 잘하고 있습니까?
◀ 장인수 ▶
대외적으로는 여러 가지 연구를 진행해왔다, 이렇게 발표해왔는데요.
그 내막은 어떤지 취재해 봤습니다.
◀ 리포트 ▶
서울디지털재단은 지난해 어린이 교통안전에 대한 연구를 실시했습니다.
초등학생들에게 스마트 안경 등 촬영장비를 달아서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봤을 때 뭐가 위험할지 분석한 겁니다.
아이들 등하굣길 안전에 꼭 필요한 연구였고 그래서 많은 언론들이 보도했습니다.
서울디지털재단은 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들의 시선에서 촬영한 영상을 분석한 결과 주정차 차량이 어린이의 시야를 가장 많이 방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재단은 보도 자료와 연구 보고서에서 직접 연구를 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이 연구, 사실은 외부의 용역업체가 한 것이었습니다.
한 용역업체가 재단에서 4890만 원을 받아 연구한 뒤 제출한 보고서.
어린이들의 등하굣길 동선과 눈높이에서 바라본 위험 요소를 분석한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재단의 보고서와 비교했더니 사진과 동석 분석 자료가 완벽하게 일치합니다.
아이들의 시야를 가장 많이 가리는 건 주정차 차량이었고 15.4초마다 시야를 가로막는 방해물을 마주치게 된다는 연구 결과까지 재단 보고서와 똑같았습니다.
그러니까 용역업체의 연구 결과물을 가져다 자신들이 한 것처럼 포장만 한 겁니다.
지난 2019년 발표한 스마트시티 산업 실태 조사 연구.
용역업체의 연구 보고서와 비교해봤더니 표지가 바뀌고 요약이 추가된 걸 빼면 완전히 똑같았습니다.
재단은 이 용역업체에 연구비로 1억 3200만 원을 지급했습니다.
서울시 의회도 이런 문제를 여러 번 지적했습니다.
비판이 쏟아지자 서울디지털재단은 용역을 쓰지 않고 공동 연구나 외부 인력을 투입하는 방식으로 연구 방법을 바꿨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재단 직원들의 말에 따르면 형식만 바뀌었을 뿐 실제는 이전과 똑같다고 합니다.
이렇게 외부 전문 인력을 투입해 만든 고령층 친화 디지털 접근성 표준 연구.
연구 결과를 살펴봤습니다.
자막은 커야 한다, 천천히 설명해야 한다, 설명 대상은 커야 한다, 지시는 명확해야 한다, 용어는 이해하기 쉬워야 한다, 와 같은 내용입니다.
이런 연구 결과를 도출하는 데 외부 전문가 인건비 등 총 3200만 원을 썼습니다.
재단이 운영하는 서울시 구로구의 스마트시티센터.
스타트업 기업들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레이저 커터, 3D 프린터기, 테스터 등이 마련돼 있습니다.
그런데 재단 직원들은 장비 사용법을 모른다며 장비를 운용해줄 용역업체를 별도로 선정했습니다.
용역업체에 맡겨 운영하는 이 장비 이용자는 하루 평균 0.7명.
그런데도 용역비가 매달 1500만 원씩 지급됩니다.
재단 직원들은 무슨 일을 하는지 기본적인 업무도 용역으로 해결하고 있는 겁니다.
재단의 비품이나 기기 보유 현황을 파악하는 재물 조사도 마찬가지입니다.
매년 해야 하는데 서울디지털재단은 지난 3년간 한 번밖에 하지 않아 서울시 지적을 받았습니다.
그러자 재단은 지난해부터 외부 업체에 1300만 원을 주고 재물 조사를 맡겨버렸습니다.
이런 식으로 서울디지털재단이 사용한 용역비는 2019년에 29억 원, 지난해에는 24억 원에 이릅니다.
이에 대해 재단 측은 용역은 꼭 필요한 부분만 주고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서울디지털재단은 26개 서울시 산하기관 직원 만족도 조사에서도 매년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재단 직원들이 직장인 커뮤니티에 남긴 글들을 보실까요?
연말마다 15만 원짜리 키보드, 마우스세트 다시 산다, 일을 제대로 하는 사람이 1도 없다, 팀장이 무능력한 조직, 양심까지 바라지도 않는데 위법적인 부분은 조심해라, 일머리 없는 인간들의 천국.
오죽했으면 직원들조차 자기 회사를 없애야 한다고 말합니다.
최악이라는 청년 실업난.
남들은 공공기관 못 들어가서 안달인데 이 재단 직원들은 2019년과 지난해 각각 6명이 올해도 4명이 회사를 그만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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