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영그룹은 한라일보와 인천일보, 중흥토건은 남도일보, 부원건설은 중도일보 운강건설은 영남일보의 지분을 갖고 있습니다.
[김서중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유력한 인사들과 동등한 위치가 되거나 오히려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역의 유지, 기관장급에 해당되는 그런 지위를 획득한 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유리한 기사를 싣거나 또는 불리한 기사를 막도록 하는 압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일단 논리적 가능성은 생겼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홍보에서 더 나아가 언론사가 사주 일가를 옹호하는 방패가 되기도 합니다.
지난해 광주지검은 이용섭 광주시장의 동생 이 모씨를 기소했습니다.
철근 유통업자였던 이씨는 형이 시장인 광주시와 건설사 사이에서 브로커 역할을 한 혐의였습니다.
형에게 부탁해 민간공원 특례사업에서 건설사의 편의를 봐주는 대신에 이씨는 그 건설사에 철근 133억원치를 납품하는 대가를 챙겼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었습니다.
광주MBC뉴스데스크 <2020년 1월 8일>
[윤대영 / 광주지검 전문공보관]
″C그룹 회장에게 ′광주시와의 관계에서 편의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이용섭에게 알선해주겠다′는 명목으로..″
납품 특혜를 준 사람은 바로 호반건설 김상열 회장이었습니다.
시장 동생에 지역최대 건설사가 얽히고 공무원들의 연루의혹까지 드러나면서 사건은 지역언론에 대서특필 됐습니다.
[KBS광주 9시뉴스 <2019년 12월 4일>]
″검찰이 호반건설에서 압수수색한 부서는 3곳입니다. 중앙공원 2지구 입찰을 담당한 부서와 회계팀, 그리고 외주팀입니다.″
그렇다면 호반건설이 소유한 지역민방의 보도는 어땠을까?
광주방송 KBC에서는 검찰 수사 내용을 거의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또 수사 결과가 발표된 뒤에는 호반건설의 반박 입장을 앞세워 보도했습니다.
[광주방송KBC 뉴스<2020년 1월 9일>]
″호반건설은 ′광주시와의 관계에서 편의를 받기 위해 이용섭 광주시장의 동생이 운영하는 철강업체와 철근 납품 계약을 체결했다′는 검찰의 수사 결과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같은 날 김상열 회장이 한 단체로부터 상을 탔다는 동정 기사도 나왔습니다.
[광주방송KBC 뉴스<2020년 1월 9일>]
″호반그룹 김상열 회장이 ′대한민국을 빛낸 호남인상′을 수상했습니다. 호남의 명예와 위상을 높이는데 큰 역할을 한 공로를 인정해 호반그룹 김상열 회장에게.. ″
호반건설은 최근 급성장세로 자산 규모가 불어나자 광주방송 지분을 처분했습니다.
방송법상 자산규모 10조 이상 기업은 지상파 방송사 지분을 10% 이상 소유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대신 더 공격적으로 다른 언론사 인수에 나서고 있습니다.
전자신문과 경제매체인 EBN을 사들인데 이어, 우리나라에서 가장 역사가 긴 중앙일간지인 서울신문 인수까지 추진하고 있습니다.
현재 서울신문 주요 주주는 기획재정부, 서울신문 우리사주조합 호반건설, KBS 등입니다.
호반은 위로금 지급, 임금인상 등을 내세워 우리사주조합 지분을 사들이려 하고 있는데 협상에 성공하면 호반 건설이 서울신문의 최대주주가 됩니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그만큼 우리 언론들 특히 신문사들이 경영적으로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고요. 좋은 언론을 하기 위해서 최소한 필요한 그 경제적인 지원들 같은 것들이 지금의 구조에서 구독료라든지 광고 구조에서는 사실상 쉽지 않다는 것이고요.″
서울신문 우리사주조합은 편집권 독립을 보장할 제도적 장치를 협상 조건으로 내걸고 있습니다.
[이호정 서울신문 우리사주조합장]
″저희가 어쨌든 더 우선한 편집국장 직선제를 주장하고 있는 형편이고요. 제작 회의는 그동안 발행인이 주관을 했었는데 앞으로는 제작 회의 같은 경우를 발행인을 배제하고 편집인이 제작 회의를 주재하는 거로 저희가 이렇게 조건을 내밀고 있어요. 거기서 경영, 대표이사 사장은 빠지라는 거죠 지금.″
호반건설 측은 ″다시는 언론이 우려하는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며 ″편집권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약속이 이번 합의 문안에 포함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 허일후 ▶
돈 줄을 쥔 건설사에게 언론은 쥐락펴락하고 싶은 홍보 수단이자, 손쉬운 먹잇감에 불과할 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