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외교

人(in) 한반도 <탈북부부의 방과후교실>

입력 | 2015-04-21 19:07   수정 | 2015-04-21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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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한 학원 건물 속에 탈북민 부부가 운영하는 방과후 교실이 있습니다.

바로 옆 초등학교가 끝나자마자 아이들이 한둘씩 들어오는데…

막내들을 시작으로 저녁이 되면 중고등학생들까지 21명이 모인다. 학생은 모두 탈북민 자녀들!

이곳은 정착하느라 바쁜 탈북민 부모를 대신해 오후1시반부터 밤 9시까지 아이들을 돌봐주고 공부도 시켜주는 돌봄교실이자 방과후 교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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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오(탈북민/‘ㅋ’방과후교실 대표) ▶
“우리 학생들이 수학, 국어 등 수준이 낮으니까 그런 교육을 하면 안 될까… 해서 3년 전에 이 교실을 운영하게 됐습니다”

13년 전 하나원에서 만나 결혼한 두 사람.

탈북학생들은 북한과 학습 용어부터 달라 일반학교과정을 따라가기 어렵다는 걸 알게 됐고 이 교실을 만들게 됐다는데…

7년 전 기부를 통해 장소를 구한 부부.

이들의 좋은 뜻에 공감한 원어민들은 자원해서 영어공부를 맡아줬고 각 과목 보충수업은 부부가 백방으로 수소문을 하며 구한 직장인봉사자들로 채워졌습니다.

◀ 권류연(탈북민/‘ㅋ’방과후교실 원장) ▶
“교회라든지 많이 다니면서 저희를 선전한 거죠.
‘봉사할 분들 모집해주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 계속 저희 단체를 소개했어요”

그러다보니 교과서를 이해하기도 힘들었던 아이들이 공부에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고 성적은 자연스레 올라갔습니다.

거기에 영어우등상에 독서상 등 특별활동 상까지 받아오자, 탈북민 학부모들의 입이 딱 벌어졌다는데…!

◀ 이아란(가명/ 탈북민/ 초등학생) ▶
“여기서도 (공부)시키니까 성적이 올라가서 좋아요”

게다가 전문상담사인 자원봉사자가 나서서 탈북민 아이들의 정서적 안정을 위해 미술치료를 진행합니다.

이러한 다양한 도움의 손길이 모이자 위축됐던 탈북아이들은 서서히 자신감을 되찾고 있다는데….

이렇게 아이들이 당당해질수록 기쁘다는 탈북민 부부 원장 선생님.

하지만 주변의 도움으로 간신히 유지하는 이 교실을 언제까지 지속할 수 있을지 조마조마합니다.

◀ 권류연(탈북민/‘ㅋ’방과후교실 원장) ▶
“솔직히 지금 임대료도 겨우겨우 내는 형편인데 우리가 임대료를 못 내서 이 터전을 잃으면 우리 아이들은 어디 가서 공부해야 할지… 솔직히 많이 우려되거든요”

아이들 교육을 위해 오래오래 방과후 교실을 지키고 싶다는 탈북민 부부!

이 아이들이 자신의 꿈을 향해 힘차게 달려가길 부부는 바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