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제1위원장이 북한의 과학자와 교육자들을 위해 건설을 지시했다는 이 미래 과학자 거리엔 53층짜리 초고층 아파트가 빼곡하게 세워져 있습니다.
[조선중앙 TV]
″돈 한 푼 내지 않고 이렇듯 궁궐 같은 살림집에서 살게 된 것은 본주의가 흉내 낼 수도 지어낼 수도 나라 사회주의 제도에서만 있을 수 있는 현실이라고 말했습니다.″
아파트 내부는 널찍한 거실과 주방, 그리고 3개의 방과 베란다가 기본 구조인데요.
눈길을 끄는 건 각 방마다 침대와 책상 등 생활에 필요한 가구가 준비되어 있는 건 물론이고 tv, 밥솥 등 각종 가전 물품까지 비치되어 있는 모습입니다.
미래 과학자 거리는 김 위원장의 인민사랑이 낳은 결과물이라고 선전하는 북한.
하지만 이 화려한 건물 이면에는 많은 문제점들이 있다고 합니다.
공사를 시작한 지 단 6개월 만에 급조된 만큼 부실공사 논란이 나올 수밖에 없는 데다가, 또, 심각한 전력난을 겪고 있는 북한에서 이 같은 초고층 아파트가 제대로 기능하기도 어려워 보인다는 겁니다.
[이연아/2012년 탈북]
″평양에 멋진 아파트가 즐비하게 세워졌다고 해도 겉치레에 지나지 않습니다. 물이 안 나오고 전기가 안 들어오기 때문에 승강기가 작동이 안 되니까 30층 고층 아파트까지 걸어서 다녀야 하는... 출퇴근하는 사람들은 80분씩 오르락내리락하는 거예요.″
최근, 북한을 방문한 일본인 관광객이 찍은 동영상이 화제가 됐습니다.
영상 속엔 어둠이 짙게 깔린 평양역 광장이 보입니다.
시계탑은 오후 6시 55분을 가리킵니다.
초저녁 시간에도 불구하고 평양 시내는 한적하기만 한 모습이죠.
북한의 특급호텔로 알려진 고려호텔과 김책공대가 있는 중심부를 지나고 나니 곳곳에 희미한 가로등만 세워져있을 뿐, 지나다니는 사람조차 보이지 않습니다.
북한 당국이 모든 물자를 총동원해 발전시키고 있다는 평양마저 심각한 전력난으로 캄캄한 밤을 보내야 하는 실정인 건데요.
겉만 화려한 건축물과 거리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선 전력난 해소가 시급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출산 거부하는 北 여성들
이곳은 북한의 여성종합병원인 평양산원입니다.
최근 북한 tv는 평양산원에서 태어난 세 쌍둥이가 퇴원식을 가졌다면서 경사스러운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조선중앙 TV]
″평양산원 의사 올해 들어와서 7번째로 출산한 세 쌍둥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을 건강하게 키워서 보내는 우리들은 기쁨을 금할 수 없습니다.″
북한은 세 쌍둥이가 태어날 때마다 나라가 흥할 길조라면서 산모와 아이들에게 은장도 또는 금반지 등을 선물하고 4살까지의 육아비용을 당국이 부담하는 등 유별난 정성을 쏟고 있습니다.
또, 부모가 키울 여건이 안 되는 세 쌍둥이들을 위해 각지의 육아원마다 세 쌍둥이반을 따로 만들어 보육을 맡는다는데요.
김정은 제1위원장도 집권 이후, 세 쌍둥이들이 있는 육아원을 여러 차례 찾아가 다정한 아버지의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름 뭐예요?″
″두호″
″백호″
″산호″
″백호, 아버지 원수님이 뽀뽀해 줬어요.″
가운데 이름을 합치면 백두산이 되는 이 아이들은 딱 한번 본 김 위원장을 아버지라 부릅니다.
이어 화면엔 김 위원장이 아이들을 위해 보냈다는 곶감 박스와 함께 북한식 사회주의를 찬양하는 내용이 전해집니다.
[조선중앙 TV]
″힘에 부친 세 쌍둥이의 보육을 부모도 책임지지 못해 피지도 못하고 쓰러지는 것이 자본주의의 현실이지만 오늘 우리나라에서는 이 땅 위에 태어난 모든 어린이들이 자그마한 그늘도 없이 행복하게 자라나도록 친부모가 돼서 애지중지 온갖 정성 다 기울여 키워주니...″
이처럼 tv 프로그램을 통해 주민들의 출산을 장려할 만큼, 북한도 저출산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는데요.
이는 1990년대 중후반, 수백만 명이 북한 주민들이 굶어 죽어야 했던 고난의 행군 시기를 지나면서 인구가 급속히 줄어든 데에다 최근 들어 북한의 젊은 부부들이 출산을 기피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이철수/한국보건사회연구원 통일사회보장연구단]
″대다수 근로자 특히 여성들이 장마당에서 소위 말하는 사경제 활동을 하게 됩니다. 임신한 상태에서 가계 활동이나 사경제 활동을 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따르기 때문에 저출산의 하나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북한의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직장 여성들의 출산휴가를 기존보다 3개월 늘린 180일로 변경하는가 하면 각지의 탁아소와 육아원의 무상보육 시스템을 홍보하면서 일단 낳기만 하면 나라에서 키워준다며 적극적인 출산장려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매년 11월 16일, 북한이 자체 제정한 어머니날에는 어머니와 자식들을 한자리에 불러놓고 모범이 되는 어머니들을 소개하는 방송 프로그램까지 내보내는데요.
그 가운데 무려 10명의 아이를 낳았다는 부모가 무대에 올랐습니다.
[10남매 중 첫째]
″도대체 우리 아버지 어머니가 무슨 마음을 먹고 저렇게 동생들을 계속 낳을까 하고 말입니다. 엄마 이제 내 밑에 동생이 몇이나 더 생기나요?″
[10남매 어머니]
″여보, 도대체 아이를 몇이나 낳으려고 그래요.″
[10남매 아버지]
″난 당신만 자신 있다면 열이면 열, 스물이면 스물.″
[10남매 어머니]
″남편의 결심이 이럴진대 아내인 제가 어쩔 수 있습니까.″
부부의 생생한 출산 스토리에 객석은 웃음바다가 되는데요.
10 남매의 어머니는 아이를 많이 낳아 좋은 점을 힘주어 말합니다.
[조선중앙 TV]
″경애하는 원수님께서는 이름 없는 한 가정의 어머니에 불과한 저를 모성 영웅이라는 감 높은 칭호도 안겨주셨습니다. 정말이지 우리 어머니처럼 행복한 여성들은 이 세상에 없습니다.″
10명의 아이를 낳은 여성에겐 모성 영웅이라는 칭호까지 수여하면서 특별 대우를 하고 있는 북한.
하지만 이는 저출산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다고 합니다.
[이철수/한국보건사회연구원 통일사회보장연구단]
″다산한 임산부에 대한 지원은 선전적인 의미에서 행해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영웅 칭호와 더불어서 일부 특권을 주는 것도 사실인데요. 그러나 이 경우는 극소수의 특권계층에 한해서만 해당이 되고 평범한 가정인 경우에는 보육이 전적이 개인, 즉 해당 가족의 책임으로 돌려지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최근, 한 발표에 따르면 2014년 북한의 영아사망률은 1000명당 23.68명으로 분석됐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