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외교

북한은 지금 <'북한은 어린이들의 지상낙원?'>

입력 | 2015-12-28 18:50   수정 | 2015-12-28 19:35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최근 북한 tv가 방송한 ′숭고한 후대사랑이 꽃 펴난 뜻깊은 한 해′라는 제목의 이 특집 프로그램은 2015년 한 해 동안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 아이들의 행복을 위해 얼마나 애써왔는지를 강조합니다.

[조선중앙 TV]
″겨울에도 우리 아이들의 야영이 절대로 중단되어서는 안 된다고 겨울에는 마식령에서 스키 야영도 할 수 있도록 은정 어린 조치를 취해주시고...″

씽씽 달리고 보니 내가 꼭 하늘을 나는 기분입니다.

나는 앞으로 야영 기간 스키 훈련을 더 잘해서 저 높은 언덕도 단숨에 날아오르는 용맹과 담력을 키우겠습니다.

올해 1월 1일, 신년사를 마친 김정은 제1위원장이 찾은 곳은 바로 평양 애육원과 육아원입니다.

그만큼 김 위원장은 올 한해 인민사랑과 더불어 어린이 사랑에도 주력해 왔습니다.

계속해서 방송은 아이들 한 명 한 명 안아주던 김 위원장의 당시 모습을 회고하면서 다정한 어버이 이미지를 부각합니다.

[조선중앙 TV]
″우리 원수님 조용히 눈가에 손수건을 가져가실 때 우리 애육원 일꾼들은 물론 온 장내가 격정의 바다를 이루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지난 4월에는 새 학기를 맞은 학생들에게 30년 만의 새 교복이 지급됐다고 전합니다.

칙칙하고 어두운색의 이전 교복 대신 알록달록한 교복을 입게 된 아이들.

[조선 중앙 TV]
″학교 입학하면서 받은 이 새 교복이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어요.″

치마가 흘러내리지 않아 뛰어놀기도 좋아요 이 옷 아껴 입을래요.

김정은 위원장은 교복 견본을 직접 챙겨볼 정도로 새 교복 무상 공급에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tv는 이 같은 김 위원장의 어린이 사랑이 먹거리 부분에서도 나타난다고 선전합니다.

[조선 중앙 TV]
″원수님께서 공장에 찾아오신 그날은 우리 어린이들에게 세상에서 제일 맛 좋고 영양가 높은 식료품을 안겨주시기 위해 몸소 공장에 찾아오시어...″

새로 지어진 평양 어린이 식료품 공장에는 젖 가루, 즉 분유가 가득 쌓여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배달될 콩우유 차도 준비를 마친 모습이죠.

올 한 해, 북한은 어린이들의 체질과 성장단계에 맞는 영양 식료품을 개발하기 위해 애써왔다고 말하는데요.

과연 북한 tv의 선전처럼 북한 아이들은 건강하고 행복한 2015년을 보냈을까요?

[조봉현/IBK 경제 연구소 수석연구위원]
″김정은 위원장이 방문하는 육아원이나 애육원 등은 북한의 일부 소득계층의 자녀들을 위한 시설을 보여주는 거고 대다수의 아이들은 먹는 문제와 교육 문제에서 매우 열악한 상황에 놓여 있다고 하겠습니다.

최근 유엔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에서 급성 영양실조로 치료를 받은 아이들의 수가 전년보다 38프로 증가했다고 합니다.

여전히 북한의 많은 아이들이 먹지 못해 굶주린 현실에서, 김 위원장의 인민사랑은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북한 크리스마스는 김정숙 생일?

북한 시내 한복판, 젊은 남녀가 짝을 이뤄 춤을 춥니다.

군중무용이라 불리는 이 단체 춤은 북한의 주요 행사 때마다 전 지역에서 펼쳐지곤 하는데요.

지난 12월 24일을 앞두고 북한에서 또 한 번 대규모 무도회가 열렸습니다.

[조선 중앙 TV]
″수령결사옹위의 위대한 전통을 마련해주시고 선군혁명위업의 계승 완성을 위한 만년 초석을 마련해주신 항일의 여성 영웅 김정숙 동지에 대한 다함없는 경모의 정이 뜨겁게 굽이친 무도회는...″

12월 24일은 바로 김정숙의 생일입니다.

김정숙은 김일성 주석의 첫 번째 부인이자.

삭제버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모로 북한의 백두산 혈통을 탄생시킨 어머니라고 칭송받는 인물입니다.

뿐만 아니라 항일빨치산 투쟁 당시, 김일성 주석을 도와 혁명활동을 펼친 항일의 여성 영웅이라며 북한 여성들이 따라 배워야 할 인물로 미화되어 왔는데요.

북한 주민들은 김정숙 생일인 12월 24일이 되면 각 지역에 세워진 김정숙 동상에 헌화를 하고 혁명사 적지를 참관하는 등 김정숙을 찬양하는 일에 동원된다고 합니다.

[조선 중앙 TV]
″어리신 그 나이에 민족 수난의 설움을 안으시고 두만강을 건너가신 어머님의 그 모습이 가슴이 저며옵니다.″

[정영태/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정책적으로 종교를 인정한다는 것만 있지 실질적으로는 종교를 완전히 부정하는 상황에서 김일성 가계에 대한 백두혈통에 대해서 거의 종교적으로 받들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죠.″

김정숙 우상화 작업은 어린 시절부터 철저히 교육되고 있는데요.

우리의 초등학교에 해당하는 북한 소학교의 수업 장면인데요.

말똥말똥한 두 눈으로 선생님 말씀을 귀 기울여 듣는 아이들.

어떤 공부를 하고 있는 걸까요?

[조선 중앙 TV]
″김정일 대원수님의 어머니이신 항일의 여성 영웅 김정숙 어머니십니다. 어머님께서는 또 무엇을 쓰셨습니까? 모자를 쓰고 계십니다. 김정숙 어머님께서는 이렇게 군모를 쓰시고 군복을 입으시고 백두산에서 경애하는 수령 김일성 대원수님을 높이 모시고 일제의 원수 놈들과 용감히 싸우셨습니다.″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김정숙을 그리워하며 노래 부르는 아이들.

북한이 김정은 체제 들어서도 할머니인 김정숙 우상화에 주력하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합니다.

[정영태/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과]
″결국은 김일성을 중심으로 한 가계, 백두혈통에 대해서 강조하면 할수록 김정은의 (3대) 세습 체제 자체가 정당화된다고 보면 되겠죠.″

매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트리가 아닌 김정숙 동상에 헌화를 하고 김정숙 찬양가를 불러야 하는 북한 주민들.

우리와 같은 날, 다른 시간을 보내는 북한의 현실이 참으로 낯설게 느껴집니다.

지금까지 <북한은 지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