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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왜? <북한 실상 폭로한 영화 '태양 아래'>

입력 | 2016-05-02 16:30   수정 | 2016-05-02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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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은영]
″저희 통일 전망대는 그동안 북한매체가 선전하는 평양의 모습이 체제 선전용으로 연출된 거 같다고 여러 차례 방송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한 러시아 감독이 만든 태양 아래라는 다큐멘터리 영화가 화제인데요. 이 북한에서는 모든 것이 사전에 짜인 각본대로 연출되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저희 통일 전망대는 이 러시아 감독을 직접 만나 촬영 과정에서 느꼈던 도무지 말이 안 되는 생생한 상황들을 인터뷰했습니다. 오늘은 이 영화를 계기로 북한의 모든 것이 얼마나 치밀하게 연출되고 조작되고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이화여대 북한학과 김석향 교수님 그리고 30여 년을 평양에서 살았던 탈북민 이성근 씨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구은영]
″교수님, 교수님도 러시아 감독의 다큐 보셨나요.″

[김석향]
″네 그게 마침 시사회 때 저를 초대를 해주셔서 그 대학원 학생들하고 같이 가서 봤습니다.″

[구은영]
″느낌이 어떠셨나요? ″

[김석향]
″사실은 예상에서 한 치도 어긋나지 않아서 특별히 그렇게 놀랍지는 않았고 저한테는 그렇게 뭐 새로운 일이 아니었는데 아마 북한 사정을 잘 모르시는 분들이 보면 저렇게까지 해?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었겠다 하는 생각이 들고 그런데 이 영상 도중에 중간 중간 북한 당국이 보기에 그렇게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을 보였던 사람들 또 저기서 이렇게 그 말 하자면 조작하도록 지시한 저 아저씨는 어떻게 됐을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나와서 심정이 되게 복잡했죠! 보고 난 다음에.″

[이성근]
″저는 사실 보고 싶지가 않아서 보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영화에 나오는 부분에 뭐 예고편이라던가 시사회라던가 이런 것들 통하면서 보게 됐었는데 참 지금 제 귀가 빨간 것처럼 이 귀가 얼굴이 뜨거워지더라고요. 당에 충성하는 것처럼 선택받기 위해서 노력하는 사람들이 거짓말 같은 그런 삶의 연속 같은 그런 것이 전 살면서 계속 어려서부터 봐 왔고 오기 전까지도 그 생활을 하다 왔거든요. 그니까 제가 본 북한은 참 거짓을 많이 하는 것이었어요.″

[구은영]
″네, 그럼 이제 러시아 감독이 평양에서 직접 찍은 다큐멘터리 영화인 태양 아래를 보시면서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이 영화는 여덟 살 소녀가 북한정권이 처음으로 아이들을 조직화하는 조선소년단에 가입하는 과정과 북한의 최대 명절인 태양절을 위해 선물을 준비하는 과정을 담았습니다. 태양절은 바로 22년 전에 사망한 김일성의 생일입니다. 촬영도중 NG가 나고 즉, 잘못되어서 다시 찍어야 하는데, 이 때 북한의 선전관계자가 등장합니다. 이제 여덟 살짜리 소녀 우리로 치면 초등학교 일, 이학년 아이가 100그램 그리고 70밀리리터라는 무게 단위, 그리고 그 양이 얼마나 되는지도 아는 것처럼 천역 덕스럽게 답하는 게 놀랍습니다.″

[구은영]
″저 북한 관계자는 누구인가요?″

[이성근]
″북한의 그 대동강 기슭에 주체사상탑 바로 앞에 북한의 기록영화 촬영소가 있거든요. 저사람 기록영화 촬영소 내부에 있는 외국다큐멘터리 전문으로 담당하는 보위과에 있는 보위사업을 겸하는 아마 감독일 것입니다.″

[구은영]
″네 교수님 이 영화가 특별한 이유를 설명해 주시죠.″

[김석향]
″이 비탈리 만스키 감독이 어 왜 했느냐면 자기 할아버지 아버지가 경험했던 그 소련시절의 사회주의가 어떤 건지를 알고 싶었대요. 그래서 그게 남아있는 곳이 북한이었던 것이죠. 처음에는 뭐 사회주의니까 약간 그렇게 잘 보여주려고 하는 어느 정도의 통제가 있을 거다 라고 생각은 했지만 통제가 너무 심하니까 이분이 그 통제하는 장면들까지 다 찍은 거죠. 북한 내면의 사정이 밖으로 보여진 저렇게 밖으로 보여지는 그런 면에서 이 영상자료가 의미가 있겠다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구은영]
″이성근씨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성근]
″아 저는 이 제목 자체가 이런 표현을 해서 되겠는지 모르겠는데 역겹거든요. 북한에서 말하는 태양아래라는 것은 그 여덟 살 진미, 저 화면에 보니까 여덟 살 진미가 북한에서 말하는 태양은 바로 김부잡니다. 그러니까 김부자를 태양으로 해바라기, 어린 진미 같은 해바라기가 그 태양을 바라보면서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거든요. 바로 북한은 이렇게 기본체제부터 체제 가장 밑바닥인 어린애 때부터 이렇게 해왔다는 성장하는 모습, 그리고 상대가 어린애기 때문에 거짓말을 못할 것이라는 어린애의 그 말은 세상 어느 나라 사람도 다 신빙성이 있고 믿음을 주잖아요. 그 아마 그것을 타겟으로 한 것 같습니다. 그 식사를 하는 식사장도 집이 아닌 것 같은데요.″

[김석향]
″다른 사람집이에요. 갔더니 집을 바꿔서 좋은 집으로 옮겨놓고 엄마아빠의 직업도 원래 말했던 것 하고 직업이 바뀌어 있고, 그래서 이제 상황을 연출하는 내용들이 앞부분에서 조금 나옵니다.″

영화 <태양아래>

[구은영]
″이 진미엄마가 일하는 곳이 콩우유 공장으로 나오는데요, 원래 직업은 이 엄마가 식당종업원이라고 합니다. 왜 콩 우유 공장으로 일꾼으로 되어버렸을까요?″

[이성근]
″저 앞에 저 구호가 있네요. 나의 사상을 알려거든 내가 만든 제품을 보거라 그저 구호 밑에서 바로 자기 딸 진미 같은 애들, 딸 같은 애들을 위해서 전 북한에 있는 어린이들은 다 내 자식처럼 여기며 저렇게 김부자의 사랑으로 요즘 저런 혜택 속에서 그걸 더 보여주기 위한 거죠. 저렇게 북한도 공장이 돌아가는 공장이 있고 애들을 위해서 무언가 할 수 있다는 걸 바로 그것을 가운데다가 또 끼워서 또 하나의 연출이 필요한 거죠.″

[김석향]
″아마 이해가 잘 안 되실 텐데, 아마 그 우리들이 보면 저게 왜 콩 우유 공장이야? 이런 게 잘. 굳이 뭐 하려고 이런 생각이 드실 거에요. 그런데 저 콩 우유가 그 북한에서는 일종의 상징인 거죠. 그러니까 그냥, 그냥 두유가 아니라 김석향 그 김일성의 그 김일성이 어린아이들을 향해서 표현한 사랑의 상징이 콩 우유입니다.″

[구은영]
″역설적으로 생각을 한다면 북한에서는 콩 우유 마시기도 힘들다라고 해석하면 되는거죠?″

[김석향]
″그리고 저게 평양 중심에 있는 아이들한테 콩 우유가 저렇게 나가는 거지 지방에선 못 마십니다. 어림도 없는 일입니다.″

[구은영]
″원래 다큐멘터리라는 이 장르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화면에 담는 것 아니겠습니까?″

[김석향]
″평양은 지금 세트장이라고 지금 극장국가 평양이라고 하니까 장군님을 위해 배역을 맡은 배우들이라고 생각을 하고 그 무대를 열심히 꾸미기 위해서 노력 하는 거죠! 저분들한테 내가 이렇게 거짓말을 해도 되나 다 속이면서 세계를 속여도 되나 이런 죄책감이 있지 않아요. 그런 면에서 북한 사회 전체를 일종의 극장국가라고 보시고 평양이란 곳은 그중에서 정말 정제된 배우들이 연기 능력이 아주 뛰어난 배우들이 굉장히 훌륭한 세트장에서 자기 맡은 역할을 충실하게 하고 있는 것으로 보시면 조금 더 이해가 쉬울 것 같습니다.″

[구은영]
″이 북한관계자가 일일이 지시를 하고 또 심지어 주인공 부모의 직업까지 바꾸는 이런 과정을 폭로한 영화 태양 아래입니다. 북한당국은 이 영화가 발표되었을 때, 여간 당혹스러운 게 아니었겠어요.″

[김석향]
″그럴 것 같습니다. 이게 아마 정말 러시아하고 나빠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고요. 지금 내부적으로 저는 또 이게 말하기도 조금 쑥 그러니까 그 말하는 게 좀 슬픈데 내부적으로 얼마나 또 그 숙청이 있었을까 그게 걱정이에요. 저 작업의 저것을 계획하고 승인을 내준 사람들 그 실무진서부터 저기 그러니까 화면에 나온 이거 해 저거 해 다시 해봐 이렇게 한 사람은 몇 사람 안 되지만 그 뒤에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있었겠어요.″

[이성근]
″5월6일에 북한에서 이게 이제 거의 30년 만에 6차 당 대회 다음에 7차 당 대회를 하게 되는데 이 시점을 계기로 찍었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 7차 대회를 기점으로 해서 북한 내부와 외부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북한의 상황을 선전하고 보여주고 이제 7차 대회를 계기 점으로 좀 유리한 국면을 만들기 위해서 아마 중앙당 조직부 선전부에서 사람을 지명을 해가지고 이런 시나리오를 만들어보라 지시가 내려왔을 것이거든요. 그러나 만 스키감독은 이 세계의 그 진실을 폭로해버렸잖아요. 진미는 물론이고 거기에 동원되었던 아빠 엄마도 이제는 끝났을 것이고요.″

[김석향]
″아이가 아마 어쨌든 이 영화를 통해서 세계의 주목을 받는다고 생각하면 아마 그 이유 때문에 그래도 평양에 계속 살게 하고 그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구은영]
″이 북한당국의 철저한 감시 아래에서 영화를 촬영하는 것도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저희 작가가 이 영화의 감독을 직접 만나서 그간의 모든 사정에 관한 인터뷰를 했습니다. 화면 함께 보시죠. 지난 27일 한국을 찾은 비탈리 만스키 감독을 만났습니다. 북한은 러시아 정부를 통해 강력하게 항의를 했다고 합니다.″

Q. 영화 개봉에 대한 북한의 압력은?
″북한은 제가 북한을 직접 방문하던지 모스크바 주 북한 대사관으로 오게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이 만남은 신변의 위험 때문에 계속 거절했습니다.″

[구은영]
″이 북한관계자의 모습을 어떻게 촬영했는지, 북한의 철저한 검열을 어 떻게 피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주었습니다.″

Q. 북한의 검열을 어떻게 피했나?
″우리는 자유로운 나라에서 왔고 최첨단 촬영 장비를 잘 다룰 수 있기 때문에 우리가 실제로 언제 촬영을 시작하는 지, 언제 촬영을 끝내는 지 정확히 어떤 것을 촬영하는 지조차 눈치 채지 못하게 했습니다.″

[비탈리 만스키/영화<태양 아래>감독]
″중요한 것은 매일 촬영한 내용을 북한 당국에 전달하기 전에 복사를 했습니다. 북한 당국의 격분을 살만한 장면들을 미리 삭제해서 우리가 무엇을 촬영했는지 모르게 했습니다.″

[구은영]
″네 마지막 인터뷰에서 감독은 북한을 지옥이라고 표현한 대목이 아주 인상적입니다. 그런데 이 감독이 북한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이곳이 지옥이라는 걸 모르고 있다고 이야기 했는데요. 사실은 모르는 게 아니라 모른 체 하는 건 아닌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됩니다.″

[구은영]
″감독은 평양을 하나의 거대한 세트장 같았다면서 촬영소감을 밝혔습니다.″

[비탈리 만스키/영화<태양 아래>감독]
″(평양은) 우리 영화를 위한 세트장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누구를 위해서 그들이 연기를 하는지 그 공연의 주요 관객이 누구였는지 모릅니다. 무엇보다 이상한 점은 북한에는 외국인 수가 무척 적은데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이 모든 것을 연출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구은영]
″이제 꼬마인 진미가 선전영화의 마지막을 찍으면서 그동안 얼마나 겁에 질렸었던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원래 이 장면은 북한 정권이 원하던 태양절 기념 다큐에는 절대 나와서는 안되는 것이었는데, 이 러시아 감독이 NG, 소위 촬영의 잘못된 부분을 모아서 폭로한 부분입니다. 진미는 여성 선전원의 다독거림을 받고 다시 환한 모습을 지으며 대사를 이어갑니다. 좋은 걸 생각하라는 선전원의 요구에 방금까지 겁에 질려 울고 있던 8살짜리가 갑자기 표정을 바꿔 소년단 입단 선서내용을 줄줄이 읊는 마지막 장면이 너무나 안쓰러운데요. 러시아 감독도 이 대목이 가장 가슴 아팠다고 합니다.″

Q. 마지막 인터뷰 부분에서 느꼈던 감정은?
″그 장면을 찍을 때 진미의 숨결이라든지 떨림, 눈물을 느끼고 잠시 촬영을 중단했던 것 같습니다. 진미에게 휴식을 주고 감정을 추스르게 했습니다.″

[비탈리 만스키/영화<태양 아래>감독]
″저는 북한을 지옥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북한에 사는 사람들이 지옥이라는 것조차 모른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가장 끔찍한 공포를 불러 일으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삶이 무엇인지 조차 모르고 있다는 것 말입니다.″

[구은영]
″네 마지막 인터뷰에서 감독은 북한을 지옥이라고 표현한 대목이 아주 인상적입니다. 그런데 이 감독이 북한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이곳이 지옥이라는 걸 모르고 있다고 이야기 했는데요. 사실은 모르는 게 아니라 모른 체 하는 건 아닌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됩니다. 평양에서 태어나서 30년 넘게 살았던 이성근씨,

[이성근]
″예.″

[구은영]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성근]
″아. 반은 알고 반은 모른다고 해야 정답일 거 같네요. 속으로는 그 말이 아닌데 입으로는 거짓을 말해야 하는 하나의 세트장, 그야말로 집도 담장식으로 지어서 속을 가리고 사람들도 자기의 속생각을 말할 수 없고 겉으로는 거짓을 고해야하구요. 다른 세계와 너무나도 차단을 시켜서 북한사람들에게 모든 것을 거짓 시키고 거짓말로 하게 하고 그 이제 평양은 더더구나 평양은 예 거짓말을 잘 해야 살수가 있는거죠.″

[김석향]
″아까 이성근씨가 반은 알고 반은 모른다고 그러셨잖아요. 근데 사실은 북한주민중 상당수는 알고 싶지 않아요. 현실을 알고 싶지 않아요. 왜냐면 그 정말 현실을 알고 나면 그 뒤가 어떻게 될까가 너무 두렵기 때문에 반은 알고 반은 모른다 더하기 알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대부분인 사회라고 보시면 될 거 같습니다.″

[구은영]
″온통 연극무대 같은 북한체제의 숨겨진 사실을 이야기 하다보니까 벌써 마칠 시간이 되었는데요. 이 북한, 얼마나 자신의 체제를 거짓되게 조작을 해서 주민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통제를 하고 있는지를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네 오늘 도움 말씀 주신 두 분 고맙습니다. 저희는 다음 이 시간에 찾아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