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북한은 지금 <북한에도 신도시 바람?!>

입력 | 2017-04-30 14:00   수정 | 2017-04-30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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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은영]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에 신도시 바람이 불고 있다고 합니다. 초호화 고층 아파트들이 밀집한 지역들이 잇따라 개발되고 있는데요.″

[고주룡]
″네, 최근에는 북한이 심혈을 기울인 려명거리가 완공됐지요. 그런데 이 여명 거리가 북한 주민들의 삶과는 동떨어지게 화려해, 뉴욕 맨해튼을 빗대 ‘평해튼’이라고도 불린다고 합니다. 입주식 모습 화면 함께 보시죠.″

[구은영]
″꽃 목걸이를 건 북한 주민들이 한 건물로 들어갑니다. 방 네 개짜리 살림집 안에는 살림도구와 가구가 미리 준비되어 있는데요. 아무래도 주부들의 최대 관심사는 주방이겠죠~ 최신식 주방을 갖게 된 주부의 소감입니다.″

[려명거리 입주민]
″가정주부로서 부엌부터 와봤습니다. 경애하는 원수님께서 우리 여성들의 속마음까지 헤아려서 크고 황홀하게 만들어주셨습니다.″

[고주룡]
″70층짜리 초고층 아파트가 빼곡히 들어선 이곳이 북한이 최근 새로 조성한 려명거리입니다. 이달 중순 북한 TV는 려명거리 입주식을 보도하며 김일성종합대학 교수들과 과학자, 그리고 려명거리 건설로 집이 철거당한 사람들이 먼저 입주했다고 전했습니다. 입주민들은 당으로부터 초호화 아파트를 무상으로 선물 받았다면서, 눈물을 흘리는데요.″

[려명거리 입주민]
″당의 은덕이 너무 고마워서 자꾸 눈물만 계속 나옵니다.″

[구은영]
″려명거리는 김일성 김정일 부자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에서 영생탑이 위치한 용흥네거리까지 3km 구간에 조성된 거리입니다. ‘조선혁명의 여명이 밝아오는 곳’이라는 의미로,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이름을 지었다는데요. 지난해 4월, 대대적인 착공식과 함께 려명거리 공사에 본격적으로 돌입한 북한은, 속도전의 일환인 200일 전투까지 선포하면서 려명거리 완공을 다그쳤습니다″

[조선중앙TV]
″그 어떤 시련과 난관이 앞을 막아도 세계를 향해 과감히 돌진하는 조선의 기상! 조선의 모습을 과시하는 려명거리 건설의 장엄한 포성이 회성마냥 울려퍼졌다.″

[고주룡]
″이후 수많은 북한 주민들은 이렇다 할 장비 하나 없이, 맨몸으로 밤낮없는 공사를 이어갔습니다. 착공 2,3일 만에 수십 동에 달하는 건물들이 철거되고, 열흘 정도 지나선 기초 굴착 공사도 끝냈습니다. 북한 언론들은 북한식 건설기법을 도입해 16시간 만에 한 층을 쌓아 올리는 기적을 만들었다며 연일 건설성과를 선전하기도 했습니다.″

[조선중앙TV]
″건설 전문가들도 감탄을 자아내는 우리 군인 건설자들이 창조한 이름도 없는 공법들은 그대로 비약의 나래, 만리마의 건설 속도를 낳게 했다.″

[북한 주민]
″어제저녁에 봤는데 오늘 아침에 오니까 또 딴 데 온 것 같단 말입니다. 정말 꿈나라에 온 것 같습니다.″

[구은영]
″그리고 지난 13일, 려명거리가 완공됐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준공식에 앞서 외신 기자 200여 명을 평양으로 초청해, 려명거리를 전 세계에 과시하기도 했습니다.″

[려명거리 준공사]
″려명거리가 온 세상이 보란 듯이 세계적인 거리로 웅장한 자태를 드러내고 희한하게 일떠섬으로써...″

[구은영]
″이처럼 북한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평양을 개발하는 일은 선대에서부터 꾸준히 이뤄져 왔습니다. 그런데 김일성, 김정일 시대에는 류경호텔이나 주체사상탑과 같은 기념비적인 건축물에 공을 들였던 반면, 김정은 시대에는 고층 주거시설에 대대적인 투자를 하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김정은식 신도시 개발에는 어떤 의도가 있는 걸까요?″

[남광규 /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교수]
″새로운 지도자가 들어서서 자신의 업적을 과시할 수 있는 건 건축물이 대표적이니까 김정은의 업적 과시와 함께 (북한이) 과학기술 강국을 강조하잖아요. 그런 측면에서 과학과 관련된 종사자들, 연구자들을 우대하는 정책을 펴고 있고 그런 것들이 평양 시내에 대규모 주택단지 건설로 나타나고 있는 거죠.″

[고주룡]
″려명거리와 같은 초호화 고층 건물들이 김정은 시대 들어와 잇달아 준공되고 있습니다. 먼저 평양의 중심인 김일성 광장에서 대동강변을 따라가다 보면 미래과학자거리가 조성되어 있습니다. 2015년 10월 완공된 이 미래과학자거리에는 최신식 아파트를 비롯해 마트와 병원, 이발소 등 주민들을 위한 각종 편의 시설이 들어서 있다고 합니다.″

[구은영]
″또 김일성 광장을 지나 평양 중구역에는 북한의 최고 부촌으로 알려진 창전거리가 있습니다. 창전거리 역시 김정은 집권 직후인 2012년에 완공된 대규모 주택단지로, 당시 김정은 위원장은 부인 리설주와 함께 창전거리 아파트 입주민을 찾아 축하 인사를 하는 파격 행보까지 보였습니다.″

[조선중앙TV (2012.9)]
″창전거리에 새로 입소한 인민들이 모두 좋아한다는 말을 듣고 꼭 나와 보려고 했는데 시간을 내지 못해 이제야 왔다고 하시면서 새집이 마음에 드느냐고 다정히 물어봐 주시었습니다.″

[고주룡]
″며칠 전 북한 노동신문은 ‘려명거리는 김씨 일가에 바치는 충정의 선물이라면서’ 제2, 제3의 려명거리 신화들이 연이어 창조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평양에 계속 호화 주거단지를 만들겠다는 뜻으로 보이는데요. 하지만, 과시성 건설과 무분별한 개발은 오히려 김정은 정권에 해가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남광규 / 고려대 아세아문제 연구소 교수]
″문제는 주택단지나 이런 것들이 평양을 중심으로 지어지다 보니까 평양 외의 주민들은 오히려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있고 (건설) 전투, 사업과 같은 강제적인 노력 동원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이 생길 수가 있죠.″

[고주룡]
″평양의 소수 계층을 위한 신도시 개발이, 과연 김정은 체제의 안정화에 도움이 될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