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은영]
″김정은 위원장의 유별난 비행기 사랑은 유명한데요. 차로 1시간밖에 안 걸리는 거리도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는 건 물론이고 직접 비행기를 조종까지 합니다.″
[고주룡]
″네, 안전을 이유로 주로 열차만 이용했던 선대 김일성, 김정일과는 전혀 다른 모습인데요. 최근에는 전투비행술 경기대회도 참관했다고 합니다. 화면 함께 보시죠.″
[구은영]
″지난 4일, 북한 공군 지휘관들의 전투비행술 경기대회가 열렸습니다. ‘우리는 당의 출격 명령만 기다린다.’라는 구호 판이 세워진 가운데 대회 참가자들이 정렬해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등장하자, 참가자들의 환호와 함께 음악이 울려 퍼집니다.″
[조선중앙TV (2017.6)]
″경애하는 최고령도자 동지께서는 조선인민군 육군 해군 항공 및 반항공군 노농측의군 명예 위병대를 사열하셨습니다. 경애하는 최고령도자 동지께서는 열광의 환호에 따뜻이 손을 저어 답례하셨습니다.″
[고주룡]
″본격적인 전투비행술 대회가 시작되고... 하늘로 날아오른 비행기들이 연막을 내뿜으며 화려한 곡예를 선보입니다. 이날 비행술 대회에는 미그-29, 미그-21, 수호이-25등 북한이 보유한 전투기와 전폭기, 헬리콥터 등이 총동원됐다고 합니다. 특히 30m 초저공비행을 하다가 목표물을 폭파시키는 비행술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만족스러운 듯 손뼉을 치기도 했습니다.″
″협곡 항로를 따라 30m 초저공비행을 진행하다가 도약하여 불의의 목표를 타격하는 데 실전에 절실히 필요한 비행술이라고 하시면서...″
[구은영]
″김정은 위원장은 대회가 끝난 뒤 참가자들을 만나 일일이 악수를 나누는가 하면 함께 기념사진도 찍으며 비행술 대회 참가자들의 노고를 격려했습니다. 특히 북한 당국이 최초의 여성 전투기 조종사라고 선전하는 조금향과 임설도 등장해 눈길을 끌었는데요. 김정은 위원장은 두 여성 조종사와 악수를 할 때 고개를 숙여 이야기를 듣는 등
다정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조선중앙TV]
″경애하는 최고령도자 동지께서는 경기대회에 참가하여 새 세대 전투 비행사들의 전투적 기상과 역량을 과시한
젊은 비행사들을 만나시고 뜨겁게 고무 격려해주셨으며...″
[고주룡]
″이 전투 비행술 대회가 처음 열린 건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인 2014년 5월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직접 대회 이름을 짓고 자신의 부인 리설주까지 대동해 비행술 대회를 참관했는데요. 당시 가장 큰 화제는 퍼스트레이디 리설주가 아닌 김정은 위원장 부부가 타고 온 전용기였습니다. 기체에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글자가 쓰여 있고 꼬리 부분에는 최고 통치자를 뜻하는 왕별이 그려져 있습니다. 러시아산 여객기로 상당히 노후 된 것을
새로 고쳐 김정은 위원장의 전용기로 쓰고 있다고 합니다. 김 위원장은 이날 평양순항비행장에서 차로 1시간 거리, 40여km에 불과한 대회장까지 굳이 비행기를 타고 올 만큼 유별난 비행기 사랑을 보였습니다.″
[구은영]
″북한 선전매체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는 모습을 자주 방영하는데요. 김정은 위원장은 평양 시내를 순찰할 때도 전용기를 타고 이동했습니다.″
[조선중앙TV]
″경애하는 최고령도자 동지께서는 경기대회에 참가하여 새 세대 전투 비행사들의 전투적 기상과 역량을 과시한
젊은 비행사들을 만나시고 뜨겁게 고무 격려해주셨으며...″
[구은영]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해 2월, 장거리 미사일 광명성 4호 발사 준비 작업을 독려하기 위해서 발사장을 찾았을 때도 역시 전용기를 타고 등장했습니다. 이처럼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는 것을 좋아하는 김정은 위원장의 모습은 선대와는 확연히 다릅니다.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경우, 안전이나 보안상 이유로 비행기 대신 주로 열차를 이용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가까운 거리조차 전용기를 타고 움직일 만큼 비행기에 남다른 애착을 보이고 있는 건 어떤 의도에서 일까요?″
[조한범 /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현실적으로 북한의 경제력으로 봤을 때 기존의 항공 전력을 유지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심각한 유류난이나 기본적인 공군의 전술 훈련도 어려운 상황이거든요. 이런 상황에서 비행 쪽으로 강조한다는 것은 친 인민, 파격적인 행보, 젊은 지도자의 과감성 등(이미지를) 포장하는데 주력하고 있고요 (한편으로는) 자신의 개인적인 기호도 반영된 것이라고 할 수 있죠.″
[구은영]
″최근 미국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는 북한 평안북도 창성군에 김정은 위원장의 9번째 전용 활주로가 건설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창성 외에도 평양 대성구역을 비롯해 평북 묘향산, 황해도 신천, 강원도 갈마와 송도원 등 총 8곳에 김정은 위원장의 전용 활주로가 있습니다.″
[고주룡]
″그런데 이 9곳의 공통점은 활주로 인근에 모두 김정은 위원장의 거주지나 별장이 있다는 점입니다. 이 때문에 전용 활주로를 건설하는 기준이 주요 도시나 시설물이 아닌 김정은 위원장이 놀러다니기 편하게 하기 위한 거라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비행기 사랑이, 인민들을 위한 정치적 행보의 일환인지, 아니면 단순히 젊은 지도자의 고급 취미생활인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