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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 포커스] DMZ 넘어 확산 공동방역 시급
입력 | 2020-04-18 08:43 수정 | 2020-04-18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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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북한은 요즘 코로나 19 바이러스뿐 아니라 돼지의 흑사병이라고 불리는 아프리카 돼지열병 바이러스 퇴치에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하죠?
네. 우리나라에서도 아프리카 돼지열병 바이러스가 비무장지대와 민통선 일대의 야생 멧돼지들 사이에 확산하고 있어 비상이 걸렸는데요.
남북 양돈 산업에 큰 타격을 주고 있는 아프리카 돼지열병 실태를 이진희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 리포트 ▶
지난 2월 11일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북한 접경지역에서 돼지를 사육하던 농민들이 시위에 나섰습니다.
작년 가을 북한 접경지역 인근 양돈 농가에서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발병한 뒤, 방역 당국은 확산 방지를 위해 주변 지역의 돼지 44만여 마리를 수매하거나 살처분했는데, 그 후로 돼지 사육을 못 하게 됐기 때문입니다.
[접경지역 양돈 중단 피해 농민]
살처분 정책에 희생된 농가에 대한 합리적 보상책을 마련하고 재입식에 대한 약속이 선행되어야 한다.
올 들어 양돈 농가에선 추가 발병 사례가 나오지 않고 있지만, 방역 당국은 돼지 사육을 재개하는 건 아직 곤란하다는 입장입니다.
북한 접경 지역에서 발견된 아프리카돼지열병 감염 야생 멧돼지가 올해들어 급증하면서6개월만에 530건으로 불었고, 최근엔 발생지역도 강원도 양구와 고성 등 점차 동남쪽으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폐사율이 거의 100%에 달해 ′돼지 흑사병′으로도 불리는데, 중국을 거쳐 북한으로 그리고 다시 비무장 지대 남쪽으로 바이러스가 번졌을 거란 분석이 유력합니다.
[김영준 국립생태원 동물관리연구실장]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발생의 양상이 분명하게 철책과 좀 상관이 있다는 지금 근거가 나오지 않고 있습니까. 그래서 아마도 DMZ 쪽에 오염이 있어서 이것이 바깥쪽으로 좀 넘어온 거다.
그렇다면 북한의 사정은 어떨까?
북한은 작년 5월 30일 세계동물보건기구에 처음 발병을 보고했습니다.
그 이후 추가 보고는 없었지만, 이미 북한 전역으로 급속히 번졌을 거란 분석이 많습니다.
[조충희 북한 축산공무원 출신 수의사]
축산물의 이동이라든지 이런 것들에 대해서 아직 결정적인 대책을 세우지 않고, 주민들한테 주의하자, 주의하자. 방역 잘하자 이런 식으로만 계속 진행이 됐거든요.
특히 돼지 한두 마리씩 잔반을 먹여 키우는 집들이 많은데, 잔반이 바이러스에 오염돼 쉽게 토착화됐을 거란 우려도 나옵니다.
[조충희 북한 축산공무원 출신 수의사]
개인 부업 축산 저거 한 두 마리씩 기르는 거 방역상 견지에서 봤을 때 되게 위험한 거거든요. 잔반 사육제로 하고 그 다음에 방역의 사각지대 들어와 있기 때문에
작년 9월 국정원은 아프리카 돼지열병으로 평안북도의 돼지가 전멸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때문에 북한 내 돼지고기 값이 급등하고, 대체 소비제인 다른 육류 가격까지 덩달이 크게 오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코로나 19 바이러스 비상 방역체제 속에 한동안 뜸했던 아프리카 돼지열병 방역 보도가 지난달 북한 주요 매체에 다시 등장한 것도 이런 사정 때문으로 보입니다.
[조선중앙tv/지난달 20일]
세계적으로 아프리카 돼지열병을 막기위한 예방약이나 치료약이 개발되지 못해서 이 병을 막는 문제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북한 전역에 퍼진 바이러스를 퇴치하지 않으면, 우리나라의 아프리카 돼지열병 방역도 성공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비무장 지대와 민통선 지역을 오가는 야생멧돼지가 계속 감염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김영준 국립생태원 동물관리연구실장]
다른 멧돼지들이 계속 감염되고 죽고 또 새끼 낳고 감염되고 죽고 이 메커니즘이 계속 돌 텐데 저희가 이거를 완전히 근절할 수 있다고 말을 하는 거는 상당히 좀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특히 이 지역은 산세가 험하고 지뢰가 매설된 지역도 있어 방역이 매우 힘든 게 사실입니다.
북한이 하루빨리 감염 실태를 공개하고 남북이 공동 방역에 협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통일전망대 이진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