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북한이 궁금해] 인터넷 안 돼도 “스마트폰이 최고”

입력 | 2020-04-18 08:49   수정 | 2020-04-18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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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사회와 주민 사회에 대해 알아보는 북한이 궁금해 시간입니다. 계속되는 사회적 거리두기에 다들 애쓰고 계실 텐데요. 저는 요즘에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만약에 스마트폰이 없었다면 어땠을까.

상상조차 안 되는데요. 스마트폰으로 배달 하죠, 수다도 떨죠, 강의도 듣죠.
코로나19 사태에는 더더욱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잖아요.

그렇습니다.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내 정보나 사생활 노출이 걱정되기도 하잖아요.
그래서 요즘에 코로나19 안심 밴드가 찬반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네. 맞습니다. IT기술이 가져온 편리함도 분명히 있지만 또 불편함도 분명 있는 것 같은데요.
그렇다면 북한에서는 어떨까요? 스마트폰이 주민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을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네. 오늘 저희와 함께 해주실 두 분 모셨습니다. 전영선 교수님 그리고 강미진 씨입니다.
안녕하세요.

벌써 4월 중반이 됐습니다.

네. 봄꽃들이 나오라고 유혹을 하잖아요. 어때요?

제가 또 아나운서국의 돌부처 아니겠습니까? 유혹당하지 않습니다.

돌부처답습니다. 두 분은 봄꽃의 유혹에 설마 넘어가신 건 아니겠죠?

저는요. 꽃 알레르기가 좀 있어요.

아 그래요?

그래서 잘 안 가는 편이긴 하지만 너무 갑갑하니까 창문에 서면 도로 쫙 벚꽃이 핀 게 보이거든요. 도로 옆에. 앉아서도 꽃구경 잘 하고 있습니다.

그렇네요. 교수님은요?

사회적 거리는 두되 인간적 거리는 두지 않으려고 친구들과 같이 화면으로 주로 하고 있고요. 디지털 시대니까 화면을 통해서 꽃구경도 하고 그렇게 봄을 이겨내고 있습니다.

사실 봄은 내년에 또 오잖아요. 근데 그렇지 못한 분들이 가끔 계셔서 조금 아쉽긴 합니다.
그래서 봄꽃 축제도 취소도 많이 하고요. 피었던 꽃들도 다 갈아엎기도 하고.

폈던 꽃들을 갈아엎는 건 정말 안타깝고 그렇기는 한데요. 사회적 거리두기가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고 합니다. 그래서 꼭 격리가 필요한 분들은 계셔야 되는데 일부 그렇지 않은 분들이 계셔서 걱정입니다.

정부는 위반 사례가 끊이지 않자 전자 손목밴드, 이른바 ′안심밴드′를 2주 안에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자가격리 지침을 어긴 위반자 대상이고요. 동의서를 받고 스마트폰과 안심밴드가 일정 거리 이상 멀어지거나 안심밴드를 절단하면 자동으로 통보가 된다고 합니다.

그렇게 되니까 사생활을 보호해주는 게 먼저냐 아니면 방역이 우선이냐.
이런 논란이 좀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자율적인 시민의식들이 필요한데 중요한 건 옆에 있는 사람들이 같이 도와줘야 되거든요. 다 봄이라고 놀러 나가고 그러면 안에 있는 사람들도 그런 유혹을 견디기 쉽지 않은데 가족들이나 주변에 같이 있는 사람들이 좀 도와가지고 시민의식으로 해결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다만 워낙 전파력도 강하고 이게 아직 정보도 없기 때문에 최소한 국가가 통제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잘 지켜줬으면 좋겠습니다.

네. 이 모든 것들이 사실 코로나19를 최대한 피해를 감소시키기 위해서 여러 가지 방법을 강구하는 거 같은데요. 사실 북한 주민도 요즘 스마트폰 많이 가지고 있잖아요. 자가격리 앱이나 손목 밴드 같은 이런 방법들도 강구를 하고 있나요?

없어도 잘 지킵니다. 왜 잘 지키냐 하면 처벌을 받기 때문에 엄청난 처벌이 따르거든요. 국가적으로 커다란 피해를 줬다 이렇게 되면 그 해당 가족은 물론 해당 집단도 피해를 처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것에 대해서는 잘 지킨다는 거죠. 그래서 앱이 필요 없어요.

처벌이 무서워서 못하고 있는 게 굉장히 크군요. 근데 생각해 보면 북한에서는 서로 감시하는 시스템도 있지 않나요?

그러니까 누가 나를 대상으로 해서 감시할지 모른다는 그런 압박감도 있기 때문에 스스로 잘 지키죠. 나가지 말라면 나가지 않고

지난번에 제가 봤던 드라마에는 귀때기라고 해가지 아예 도청을 하시는 분이 나오더라고요. 도청장치 같은 것도 해놓고 아니면 엿듣는 분이 계시기도 하던데 북한에서 지금 현재 그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거예요?

주로 밀수를 많이 하거나 중국하고 연관이 있거나 한국에 가족이 있거나 이런 감시 대상들이 따로 있는데 그 대상들에 대해서는 집중적으로 관리를 하게 되죠.
정말 남한에선 상상도 못할 일이고요. 그런 식으로 하면 통화 한 통 하기도 너무 힘들 것 같아요.

그런 대상들은 전화를 할 때 그대로 말하면 안 되겠죠. 만약 경우에 내가 이번에 돈을 얼마 보내는데 받았냐 이거보다 제가 돈을 30만원 보낸다 이러면 네가 부탁해서 이번 달에 너한테 신발 3켤레를 보낼게.
그럼 한국 돈 30만원이 되는 거예요.
이 돈은 너랑 나랑 농마국수 먹었던 그 집 있잖아. 그 집 가서 받으면 돼.
이렇게 하면 농마국수집이 너무 많으니까 못 알아차리는 거예요.
본인만 알게 되는 거죠.

정말로 기본적으로 휴대전화 감청이 된다는 걸 모두가 인지하고 있다는 게 되게 놀라운데요. 감청이 전반적으로 되어 있나 봐요?

북한 내에서 좋은 소식이 바깥으로 나가는 거에 대해서 아마 감청하진 않을 겁니다. 대체로 보면 북한이 알려지지 않았으면 하는 일이거나 부정적인 뉴스들이 국경을 넘어서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우려하고 있기 때문에 특히 북한과 중국 국경지역에 대한 감청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많은 편이고요. 사실 일상적으로 본다면 어떤 국가든 간에 이런 정도의 정보 수집행위를 하고 있는데 일반 주민들을 대상으로 해서 이런 정보력이 바깥으로 나가는 것에 대해서 특히 민감하게 반응을 하고 있는 결정적인 사건이 있었습니다.

어떤 사건이죠?

룡촌역에 있었던 기차 폭발 사고인데요.

방금 들어온 소식입니다.
북한 외무성이 어제 룡천에서 폭약을 실은 차가 폭발했다고 확인했습니다.

네. 당시 굉장히 빠르게 사고 소식이 전해져서 놀랐었던 기억이 납니다.
사실 북한 사고 소식은 외부로 유출이 안 되거나 굉장히 늦게 전파가 되곤 했었잖아요.
그게 다 휴대전화 때문이었죠?

네. 그렇습니다. 사건 터지고 나서 바로 다음 날 대한민국에서 뉴스 보도가 나갈 정도로 알려졌고요. 저 사건을 통해서 북한이 휴대전화를 통한 정보유출이라고 하는 것이 굉장히 위험할 수 있겠구나 하는 인식을 하게 됐던 결정적인 계기가 됐습니다.

북한입장에서는 사실 숨기고 싶었던 사실이 외부로 빨리 알려져서 굉장히 놀랐겠어요.

네. 많이 놀랐고요. 사실 북한이 휴대전화를 사업을 시작한 것이 2002년이었죠.
룡촌역 폭발사고 일어나기 2년 전에 나진선봉에 있었던 태국 록슬리사와 합작을 통해서 썬넷이라고 하는 통신망을 시작을 했었고요.
통신사업 시작한지 2년 만에 저 사고가 나면서 일체 통신 사업들을 중단하게 됩니다.

북한 입장에서는 정보가 유출 된 거잖아요. 그래서 놀라서 중단 됐던 휴대전화 서비스가 4년 만에 재개가 된 거죠?

조국에서 2008년 12월 15일부터 3세대 이동통신 봉사가 시작됐습니다

그렇습니다. 2008년데 다시 사업을 재개하게 됐었는데요. 통신사가 바뀌었습니다.
이집트 통신사인 오라스 텔레콤이라는 회사하고 북한의 통신 업무를 전담하고 있는 기관인 체신성이 합작해서 고려 링크라고 하는 이름으로 통신 사업을 재개를 했습니다.

그런데 2004년에 중단 됐고 재개통까지 꽤 긴 시간이 걸린 것 같아요.

이동통신 사업을 하다가 중단 했던 이유 자체가 통신의 외부 유출이라고 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있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장치와 기술 적인 문제를 포함하는 시간이 필요했었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3세대 이동 통신 3G로 시작을 했는데 지금은 혹시 몇 세대인가요?

보통 북한은 3G라고 하지 않고 삼쥐 라고 표현을 합니다. 최근에는 터치 스마트 폰도 나오고 있고 여러 가지 앱이 탑재 된 스마트폰도 나오고 있어서 굉장히 많이 가까워졌는데 5세대 통신 까지는 아직 이르지 못 한 상황입니다.

네. 우리는 사실 스마트폰 시대가 오면서 전화기로 전화도 하지만 인터넷도 하고 SNS를 통해서 전 세계인과 소통하고 있잖아요. 북한도 그런 상황이 있나요?

북한은 좀 아쉽게도 인터넷 사용을 못 합니다. 그래서 구글을 통해서 검색 한다든가 이런 게 불가능한데요. 대신에 그 안에서 활용할 수 있는 인트라넷이 있어서 말하자면 북한 당국이 만들어 놓은 그런 앱을 통해서 여러 가지 북한 내부의 정보들을 습득하게 되는 거죠. 일반 주민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건 대학가에서 가능합니다.
국제 학술 지도를 검색 하려고 하게 되면 일단 학교 내에 담당 보위원에게 얘기를 먼저 하고 그 보위원이 지역에 승인을 받아가지고 중앙까지 그게 인터넷을 한 시간 내지는 세 시간 개방 한다고 해요.

외부 인터넷을 차단하면 스마트폰이 가진 장점을 전혀 활용할 수 없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세계와 소통하는 것이 일상 영역으로 들어 왔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근데 북한 주민들 입장에서 봤을 때는 여기 안에 들어가서 책도 보고 음악도 들을 수 있고 지도도 찾을 수 있고 요리도 볼 수 있다고 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엄청난 혁명적인 변화로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죠.


분명히 휴대 전화가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다고는 생각 하는데 이걸 못 쓰게 하면 불만이 생기지 않겠습니까?

그런데요 북한 주민들은 불만이 없어요. 지금의 상황에서 내가 휴대 전화를 사용하고 있다.
이것만 해도 엄청나게 사람들이 좋아하는 내용 중에 하나고요.
일단 휴대 전화가 있음으로 해서 편하게 된 게 너무 많잖아요. 배달도 앉은 자리에서 시키고 여러 가지 그런 물건을 보내는데도 휴대 전화 하나면 가능하기 때문에 굳이 다른 걸 못 쓰게 한다고 해서 인터넷을 못 보게 한다고 해서 불편을 가지는 사람이 한 명도 없을 것 같아요.

어차피 감시 받을 바에는 편리성이 이기는 거군요.

사실 저희도 인터넷을 충분히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지만 사용하는 기능이 제한 돼 있거든요. 그런 것처럼 이게 좀 활용도나 일상에서 쓰고 있는 범위는 현재 북한 주민들로 봤을 때 굉장히 빠른 속도로 일상으로 들어왔기 때문에 충분히 만족할 수 있을 거고 조금 더 세계화가 진전이 되고 개혁 개방이 된다면 그런 문제에 대한 불편함이 생길 수 있을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오늘 북한 스마트폰 이야기 나누면서 아 우리가 또 한 번 굉장히 다른 나라에서 살고 있구나 하는 걸 생각하게 됩니다.

그렇습니다. 감시와 통제를 하더라도 스마트폰이 가져 온 편리함에 더 큰 의미를 두고 있는 것 같은데요. 그렇다면 과연 스마트폰이 북한 당국과 주민에게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 다음 시간에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네. 다음 시간도 기대 해 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도움 말씀 두신 두 분 고맙습니다.